“북한 올해 ICBM·핵실험 등 도발”… 미 잇단 경고

입력 2022-03-09 07:29 수정 2022-03-09 08:52

미국에서 북한의 도발 가능성 전망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군과 정보당국, 전문가들 모두 북한이 올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실험 재개 등 강도 높은 도발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글렌 밴허크 미국 북부사령관은 8일(현지시간)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나와 “북한이 (과거) ICBM을 성공적으로 시험 발사하고 핵실험에 성공한 것은 미 본토를 위협하고, 위기 및 무력충돌 상황에서 우리 선택을 제한하려는 능력을 높이려는 북한 지도자들의 결심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지난해 10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한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운 ICBM을 비롯해 가장 성능이 뛰어난 무기 시스템의 비행 시험을 곧 재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밴허크 사령관은 “불량 국가들의 ICBM 위협에서 미국을 방어하는 것은 여전히 북부사령부의 주요한 우선순위이자 통합된 억제의 중요한 구성요소”라며 탄도미사일 방어(BMD) 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북한이 역량 있는 전략 무기를 지속 개발하고 있는 만큼 차세대 요격시스템을 적시에 조기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밴허크 사령관은 “BMD 시스템은 극초음속 활공체(HGV)를 요격할 수 없다. 날아오는 HGV를 방어할 수 없다”며 “국방부는 ICBM, 극초음속 무기, 순항 미사일을 가능한 한 빨리 탐지·추적할 수 있는 통합된 우주 기반 도메인 인식 네트워크를 개발·배치하는 게 필수”라고 강조했다.

미 국가정보국장실도 지난 7일 ‘연례위협평가’ 보고서를 공개하며 “김정은이 미국과 동맹을 겨냥한 핵 및 재래식 무기 개발을 지속해서 확대할 것”이라며 “안보 환경을 변경하려는 의도로 도발 행위를 적극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ODNI는 도발 행위에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재개가 포함될 것으로 예측했다.

ODNI는 “김 위원장이 핵과 ICBM을 독재를 방어할 궁극적 보증수단으로 보고 있고, 시간이 지나면 핵보유국으로서 국제적 인정을 얻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한국에 대한 전략적 우위 측면에서뿐 아니라 핵보유국으로서 이점을 취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플루토늄 프로그램 및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유지를 위한 핵분열 물질 생산도 계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ODNI는 북한이 재래식 무기의 약점을 상쇄하기 위해 ‘틈새 능력’으로 불리는 새로운 무기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위해 단거리 탄도 미사일, 크루즈 미사일, SLBM, HGV 등 시험을 지속할 것으로 예측했다.

북한 올해 들어 미사일 도발을 9차례 강행하며 긴장 수위를 높였다. 지난 1월 20일에는 ICBM 시험 발사 및 핵실험 모라토리엄(유예)을 해제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최근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을 시험 발사한 뒤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시험이라고 주장했는데, 전문가들은 ICBM 시험 발사를 위한 명분 쌓기라고 평가했다.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CNS)는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의 풍계리 부지에서 새 건물 건설, 다른 건물 수리 등 활동(재개)의 초기 징후를 관찰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 및 수리 작업을 통해 북한이 시험장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한 가지 가능성은 북한이 핵실험 재개 준비 상태로 시험장을 되돌리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분석가들은 북한이 다른 장소에서 핵 활동을 재개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