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가 윤모(45)씨는 최근 역술원을 찾았다가 기분이 썩 좋지 않은 얘기를 들었다. “이마 사이에 깊게 패인 미간 주름 때문에 하는 사업마다 실패했으니 지금이라도 당장 수술을 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미간 주름은 관상학적으로 ‘운’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 ‘벽’같은 것이라 좋지 않다고 한다. 특히 인상을 다소 강하고 공격적으로 만들기 때문에 고객을 자주 만나야 하는 윤씨에게는 첫인상에서 위축되기 마련이다. 여성들의 미간 주름도 억센 인상을 줘 남모르게 고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미간 주름이 있는 사람들은 그 원인에 대해 궁금해 하기도 한다. 의사에게 “아버지도 미간 주름이 있는데, 혹시 미간 주름도 유전되나요?”라고 묻는 경우도 있다.
피부과학 논문을 살펴보면 주름 요인으로 자외선, 담배, 열 손상, 공기오염, 얼굴 표정 등과 함께 유전도 포함돼 있다.
미국 연구팀이 오하이오주 트윈스버그에서 매년 열리는 ‘쌍둥이의 날 축제(Twin days festival)’에 참가한 18~77세 쌍둥이 65쌍(130명)을 대상으로 피부의 햇볕 손상을 연구했더니 쌍둥이 간에는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쌍둥이 연구를 통해 유전이 주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해석했으나, 구체적으로 유전이 주름의 몇 %나 영향을 주는지는 밝히지 못했다.
미간 주름은 흔히 ‘감정 주름’이라고도 한다. 웃거나 찡그릴 때 주로 나타나므로 사람의 감정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또 시력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대상을 볼 때나 말할 때 미간과 이마를 찡그리기도 한다. 미간 주름도 다른 주름들과 마찬가지로 내부와 외부 요인이 있다. 내부 요인은 유전, 호르몬, 활성산소 등이 있고 외부 요인은 자외선, 흡연, 얼굴 표정, 수면 자세 등이 있다.
김영구 대한의학레이저학회 부회장(피부과 전문의·연세스타피부과 강남점 원장)은 8일 “부모의 얼굴표정을 자녀들이 따라 하거나 닮는다는 점에서 미간 주름은 가족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주름 초기 레이저 등의 치료는 주름의 추가 진행도 막으므로 예방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