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날 尹 또 “여가부 폐지”…“나는 페미” 번복 논란도

입력 2022-03-08 18:17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여서ㅇ 관련 공약 세개를 단문으로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성 관련 공약을 단문 형태로 올리며 “여성가족부 폐지”를 다시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누리꾼들은 “또 다시 남녀 갈라치기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갑론을박을 벌였다.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지난 1월 6일과 7일, 3월 2일에 각각 공개했던 “성범죄 처벌 강화 무고죄 처벌 강화” “여성가족부 폐지” “여성이 안전한 대한민국 성범죄와의 전쟁 선포” 등 짧은 공약문 세 개를 한 번에 이어붙여 올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오른쪽)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후보 본인의 SNS에 기념사를 남겼다. 페이스북 캡처

윤 후보의 게시글은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등이 “여성의 삶이 나아지는 것은 우리 모두의 삶이 나아지는 것” “우리 대한민국 여성의 삶 그 자체가 바로 페미니즘”이라며 여성의 날 기념 메시지를 전한 것과는 상반된 행보다. 9일 대선 본투표를 하루 앞두고 ‘이대남’ 결집에 마지막으로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함인경 국민의힘 선대본부 상근부대변인도 공식 논평을 통해 “세계 여성의 날은 대한민국의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시점에 맞이했다는 점에서 더 이상 형식과 구호가 아닌 실질적인 여성 권익 향상의 길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면서 “여성 정책의 주무부서인 여성가족부는 본연의 업무를 외면하고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권력형 성범죄에 침묵했고, 스스로 존재의미를 부정해왔다”며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강조했다.

이날 윤 후보의 게시글과 관련해 상당수 누리꾼들은 “여성들은 투표권이 없는 줄 아냐” “여성의 날에 일부러 이러는 거냐” “이 정도면 여성들은 제발 자기 찍지 말라고 애원하는 수준이다” 등 반응을 보이며 비판했다. 반면 “성범죄와 해결하겠다는데 좋은 공약 아니냐” “여성의 날에 여가부 폐지 공약하면 안 되나” “지극히 옳은 말이다” 등 윤 후보를 지지하며 반박하는 댓글이 붙으며 논란이 일었다. 그러자 “남녀 갈라치기 정치에 진절머리난다” “이번 선거는 혐오가 심하다”는 회의적인 반응도 나왔다.

한편 윤 후보는 앞서 지난 7일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여긴다’고 발언한 것을 놓고 비판 여론이 일자 그런 발언이 없었다고 번복했다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 다시 해명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당시 인터뷰에 따르면 윤 후보는 자신이 페미니스트인지를 묻는 말에 페미니즘을 휴머니즘의 일종으로 규정하면서 “그런 의미에서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여긴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남초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되자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는 “선대본부가 서면답변 하는 과정에서 행정상 실수로 전달된 축약본에 근거해 작성됐다”며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여긴다’고 답한 부분은 원문에 없었다며 해명에 나섰다.

Michelle Ye Hee Lee 워싱턴포스트 도교·서울지국장이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한 인터뷰 답변 원문이다. 트위터 캡처

하지만 이 같은 선대본부의 해명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미셸 리 워싱턴포스트 도쿄·서울지국장이 윤 후보측의 이같은 주장에 반박하면서 트위터에 당시 인터뷰 원문을 공개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인터뷰 원문에는 당초 워싱턴포스트의 보도대로 윤 후보가 페미니즘을 휴머니즘으로 규정한 뒤 “그러한 차원에서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한다”라는 답변이 존재했다.

김민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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