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길거리 유세 현장에서 피습 당한 데 이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겨냥한 ‘테러 예고’까지 등장했다. 대선을 앞두고 연이어 터진 정치인 상대 폭력 행위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윤 후보를 겨눠 화염병 테러를 예고한 작성자를 추적 중이라고 8일 밝혔다. 작성자는 ‘윤석열 죽이려고 화염병 만들었다’는 제목의 게시글에 소주병 사진을 첨부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너는 좀 죽어야 한다. 내가 직접 죽여줄게’라며 ‘이준석 원희룡 안철수 너희 모두 다 3월 9일을 기대해라’는 협박 문구를 적었다.
경찰은 지난 7일 오후 10시30분쯤 신고를 접수한 뒤 해당 글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판단, 바로 수사에 착수했다.
협박 글이 올라온 당일 낮 12시5분쯤에는 서울 서대문구 신촌 한복판에서는 송 대표가 선거운동 도중 유튜버 표모(70)씨가 휘두른 둔기에 머리를 맞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지도자를 향한 테러는 만인을 상대로 한 폭력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지금과 같은 테러 행동은 민주주의 질서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적인 선거 시스템을 위협하는 불행한 사태”라고 했다.
폭력 사태까지 부른 과열 양상이 대선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선거에서 진 쪽이 얼마나 깨끗하게 승복할지 미지수”라며 “그런 분위기에 부화뇌동해 극성 지지자들이 상대편에 정치 테러를 가할 우려도 크다”고 말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