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육성 중인 퀀텀닷(QD) OLED를 탑재한 제품이 국내에 처음 출시됐다. 삼성전자 TV가 아닌 델의 ‘게이밍 모니터’다. QD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삼성전자의 QD TV 출시 시기는 미정이다.
한국 델 테크놀로지스는 9일 QD OLED 게이밍 모니터 ‘에일리언웨어 34 커브드 QD-OLED 게이밍 모니터(모델명 AW3423DW)’를 출시한다고 8일 밝혔다.
이 제품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개발한 QD디스플레이 패널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0.1밀리세컨즈(ms) 응답 속도와 175Hz의 높은 재생률로 끊김 없는 플레이, 초저지연 스트리밍을 지원한다. 픽셀 단위로 밝기 조절을 할 수 있어 빛샘 현상이 없고 선명한 화질을 구현한다.
이번 신제품에 탑재된 삼성의 QD디스플레이는 글로벌 인증업체 SGS로부터 ‘프로 게이밍 베리파이드’ ‘아이 케어 디스플레이’라는 두 가지 인증을 획득했다. SGS는 QD디스플레이에 대해 “빠른 응답 속도 및 깨끗하고 선명한 화질, 유해 블루라이트 방출량이 적어 눈 건강과 시력 유해성이 낮은 게이밍에 최적화된 디스플레이”로 평가했다.
QD디스플레이가 시장에 안착하려면 양산을 통한 가격 안정화가 필수적이다. 에일리언웨어 34 커브드 QD OLED 게이밍 모니터는 해외 출시 가격이 1299달러(약 160만원)다. 국내 출시가격은 정해지지 않았다. 소니의 QD디스플레이 TV는 55형과 65형 가격이 각각 3000달러, 4000달러 수준이다. 같은 크기의 OLED TV보다 비쌀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열쇠를 쥐고 있는 건 삼성전자의 QD TV 출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디스플레이 생산량의 대부분을 삼성전자에 납품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선 가장 큰 고객인 삼성전자에 납품을 해야 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추가 투자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시기를 당길 수 있다. 업계에서는 QD디스플레이 가격이 OLED와 비슷해지려면 최소 3~4년이 필요하다고 예상한다.
QD디스플레이 생산량과 단가 등에서 두 회사가 이견이 있는 상황이라 삼성전자의 QD TV가 언제 나올지는 확정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1월에 열린 CES 2022에서 “QD디스플레이는 원하는 수량이 안 나와서 QD TV를 전시하지 않았다. 수량을 확보하면 소개할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