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리스 시리즈 ‘소년심판’에서 배우 김무열은 소년범의 미래를 누구보다 걱정하는 차태주 판사 역할을 소화했다. 자신도 소년원에 간 경험이 있는 차태주는 소년들이 범죄를 저지르게 된 맥락을 보려고 노력하는 인물이다.
김무열은 8일 온라인 화상 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년심판’처럼 사회적 메시지를 던진다는 생각이 들면 (출연) 작품을 결정하게 된다”며 “선한 역할이든 악한 역할이든 작품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공감된다면 언제든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소년범죄에 대해 김무열은 “답을 낼 수가 없다. 사회 전반의 복합적인 문제를 떠안고 있는 문제”라며 “우리(배우)는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캐릭터를 통해 극으로서 전달하고, 관객들과 함께 생각을 나누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김무열은 심은석 판사의 아픈 과거를 보여주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심은석 판사는 자기 아들을 죽인 소년범들이 법의 심판을 받지 않고 유유히 법정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허망하게 바라봐야 했다. 김무열은 “법이라는 게 우리 사회를 떠받치고 있지만 한 개인의 사정으로 들어갔을 때 빈틈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차태주에게는 가정폭력의 트라우마가 있다. 심은석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는 장면에서 김무열은 홍종찬 감독이 도움을 줬다고 했다. 그는 “감독님이 (술에 취해) 문을 두드리는 아버지의 소리처럼 ‘탁탁’하는 소리를 내줬다”고 말했다. 촬영에 앞서 그는 실제 판사들의 재판을 참관하면서 극에 대한 이해를 키웠다. 김무열은 “판사가 내려야 하는 결정과 그 결정이 한 인간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그 결정은 되돌릴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이 막중하게 다가왔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소년범죄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무열은 “과부하 된 시스템의 문제, 수감시설의 지원 부족, 소년범죄의 뿌리에 있는 가정폭력 등 우리가 살피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며 “우리가 엄중한 법의 잣대를 들이대고 난 이후에 소년범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문제, 우리는 소년범죄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를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