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모든 헬기를 다 끌어와도 진화가 어렵습니다”

입력 2022-03-08 14:27 수정 2022-03-08 17:05
산불 발생 시 한 차례에 8000ℓ의 물을 담을 수 있는 초대형 헬기(S-64)는 전국에 6대 뿐이다. 이 때문에 이철우 경북지사는 초대형 헬기 추가 구입을 지시했다. 산림청 제공

“전국의 모든 헬기를 다 끌어와도 진화가 힘듭니다. 초대형 진화헬기 추가 도입이 시급합니다.”

울진 산불이 발생 5일째에도 진화에 실패하면서 ‘초대형 진화헬기’의 추가 도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형 산불 발생 시 진화의 핵심 전력으로 조기 진화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으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유관기관·지자체 등의 임차 헬기를 제외한 산림 당국 소유의 산불 진화 헬기는 50대 정도로 파악된다. 하지만 이 가운데 한 차례에 8000ℓ의 물을 담을 수 있는 초대형헬기(S-64)는 6대에 불과하다.

초대형헬기는 산림항공본부가 위치한 강원 원주에 2대를 비롯해 강원 강릉, 충북 진천, 전북 익산, 경북 안동 등에 배치돼 있다. 산림 당국이 운용하는 초대형헬기 기종은 45초 내에 8000ℓ의 물을 담을 수 있고 한 차례에 최대 2시간 30분을 비행할 수 있다. 대 당 도입 가격은 272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내에서는 2020년 4월 24일 발생해 3일 동안 산림 1944㏊가 소실된 안동 산불을 비롯해 지난해 2월의 안동·영주·예천 산불, 지난달의 영덕·고령 산불 등 대형 산불이 잦은 편이다. 당시 산불 진화 작업에 나선 경북도와 경북소방본부 관계자 등은 산불 진화의 핵심이 초대형 진화헬기 운용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경북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경북과 강원지역은 산불 영향 구역이 넓고 바람이 강한 악조건 속에서 진화 작업을 펼쳐야 하는데, 실질적으로 진화에 효과를 낼 수 있는 수단은 사실상 초대형 진화헬기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나라도 대형 산불이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정부 차원의 산불 진화용 초대형헬기의 추가 도입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상 진화 인력 보강도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경북도는 자체적으로 산불 전문 특수진화대원 선발을 추진 중이다. 산불 전문 특수 진화대는 2003년부터 운영돼 온 산불전문예방진화대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2018년 개편한 조직이다. 이번 울진 산불에는 80여명의 대원이 투입됐다.

경북도는 울진 산불을 계기로 대응 매뉴얼을 점검하고 산불 진화에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헬기 구입 등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이철우 경북지사는 지난 6일 울진 산불 현장에서 “앞으로 도 소유의 초대형 산불진화헬기(2대) 구입과 산불 전문 특수진화대(50명) 선발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지사는 또 산불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영상회의에 참석해 정부에 산불 진화 전용헬기 구입 국비 예산(250억 원)과 산불 특별진화대 구성 등을 공식 건의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