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를 떠나는 피란민 수가 15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홀로 흐느끼며 폴란드 국경을 넘는 소년의 영상이 공개돼 전 세계인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CNN은 ‘혼자 폴란드로 국경을 넘은 어린 소년이 흐느끼는 영상’이란 제목의 브레이킹 뉴스를 내보냈다. 이 영상은 약 3분 분량으로 폴란드 국경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에는 홀로 국경을 넘는 우크라이나 난민 소년의 모습이 담겼다.
영상 앞부분에는 알록달록한 패딩을 입고 모자를 쓴 채 터벅터벅 걸어오는 한 소년이 등장한다. 소년은 모자를 깊게 눌러써 눈은 잘 보이지 않지만 울음을 터뜨리는 입 모양은 그대로 카메라에 담겼다. 소년은 한 손에 투명색 비닐봉지를 꼭 쥐고 걸어왔으며, 비닐봉지 안에는 커다란 펭귄 인형이 있다.
CNN은 이 영상 속 소년이 10살가량으로 추정되며 그가 왜 혼자 국경을 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피란민 중 홀로 피난길에 오르는 아이들도 있다고 보도했다.
CNN이 공개한 영상 속 뒷부분에는 해당 소년이 땅을 보고 걷다가 울컥한 듯 멈춰서는 모습도 담겼다. 홀로 터벅터벅 걷던 소년은 또래로 보이는 아이가 가족들과 함께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고 제자리에 멈춘 뒤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해당 영상을 보도한 CNN 앵커 역시 목이 메는 듯 영상이 끝난 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유엔난민기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열흘 만에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은 피란민 수가 전날 기준 15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들 중 50% 이상은 폴란드로 향했고, 나머지 사람들은 헝가리 슬로바키아 몰도바 루마니아 등으로 피란길에 올랐다.
유엔난민기구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유럽에서 가장 빠르게 커지고 있는 난민 위기”라며 “이번 사태로 최대 400만명의 난민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