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마지막 지게꾼, ‘노동 착취’ 논란에 결국…

입력 2022-03-08 11:09 수정 2022-03-08 12:58
SBS '생활의 달인' 방송화면 캡처

‘노동 착취’ 논란에 휩싸인 설악산의 마지막 지게꾼 임기종씨가 결국 일자리를 잃게 됐다는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7일 방송된 SBS ‘생활의 달인’에는 설악산에 유일하게 남은 지게꾼 임기종씨가 출연해 마지막으로 그간의 오해를 풀고 싶다고 밝혔다.

16살 때부터 지게꾼 일을 시작해 올해로 45년 넘게 이 일을 해온 임씨는 지난 2011년 ‘생활의 달인’을 통해 ‘달인’으로 세상에 처음 소개됐다.

특히 지난 2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해당 방송이 나가고 임씨의 사연이 알려지자 ‘노동 착취’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임씨의 배달료가 지나치게 적게 측정돼 최저 시급에도 못 미친다는 지적이 쏟아진 것이다. 심지어 그가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게 해달라는 국민 청원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임씨는 이날 방송에서 본의 아니게 휩싸인 논란과 관련, 복잡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해당 논란을 언급하며 “그것 때문에 말이 엄청 많았다”며 “그 화살이 나한테 꽂히다시피 하더라”고 심경을 고백했다.

SBS '생활의 달인' 방송화면 캡처

그러면서 “그런 쪽으로 (방송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그런데 노예 착취한다는 식으로 나온 거처럼 되니까, (일을) 다시 시키게 되면 (사람들이) 노예로 부린다고 생각한다고 이제 나를 쓸 수 없다고 얘기를 하더라”고 밝혔다.

오해와 논란으로 실직됐음을 털어놓은 임씨는 “그래서 나도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아 움직여야 한다”고 담담히 털어놨다. 무엇보다 임씨는 혹여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다른 이들에게 피해가 될까 조심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임씨는 대피소와 산속 깊숙한 곳에 있는 금강굴 암자에 마지막 짐을 배달했다. 그는 지난 40여년간 가벼운 물건에 짧은 거리는 배달료를 적게 받고, 무거운 물건에 긴 거리는 배달료를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임씨는 이를 착취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으며, 최근 눈덩이처럼 불어난 논란이 지금 지고 있는 짐보다 무거운 마음의 짐이 됐다고 전했다.

방송을 본 누리꾼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노예 논란이 싫었으면, 애초에 임금을 더 챙겨줬으면 되는 거 아니냐” “방송 때문에 생긴 오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애초에 저렇게 적은 돈 받으며 부당한 대우를 받은 건 사실이다” “국민청원과 같은 예기치 못한 관심으로 결국 일자리를 잃는 직접적인 피해는 임씨가 홀로 입게 됐다” 등 다양한 반응으로 분노를 표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