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렌 소리만 들려도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다고 했다. 그럴 때마다 “여기는 한국”이라고 마음을 다잡았지만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고 한다.
기독교한국침례회의 파송을 받아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예브)에서 사역해 온 김민호 선교사의 얘기다. 그는 지난달 외교부가 여행경보 4단계를 발령한 뒤 한국에 들어왔다.
김 선교사는 5일 전화 인터뷰에서 “선교사들은 우크라이나를 빠져나왔지만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우리도 이렇게 힘든데 현지에 있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고통은 얼마나 크겠냐”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강남중앙침례교회(강중침)가 우크라이나에서 사역하는 한국인 선교사와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아픔을 보듬기 위해 마음을 모았다.
최병락 목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다음 날인 25일 금요예배를 우크라이나를 위한 기도의 밤으로 선포했다.
최 목사는 설교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같은 정교회라는 종교를 가지고 있지만 지금은 서로 등을 돌리고 있다. 두 나라간 진정한 평화는 그들이 모두 참 복음을 만날 때”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그들에게 직접적으로 복음을 전할 수 없지만 그곳에 계시는 선교사님들을 후원해 우크라이나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속히 임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며 “갑작스럽게 전쟁을 경험하게 된 우크라이나 국민들과 선교사를 위해 기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도들은 하나님의 은혜로 전쟁이 멈추고 하나님의 보호하심으로 복음의 능력이 나타나길 기도했다.
그리고 27일 주일예배 때 우크라이나를 위해 써 달라며 1억3000만원의 특별 선교 헌금이 모였다.
강중침은 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선교사들과 성도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지난 3일 교단 해외선교회(FMB) 주민호 회장에게 이 헌금을 전달했다.
이날 선교헌금 전달식에는 우크라이나에서 사역하다 불가피하게 철수한 김 선교사와 아내 유성옥 선교사, 김환삼 선교사가 참석했다.
강중침의 헌금에 김 선교사는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 선교사는 “큰 위로를 받았다. 주신 정성을 필요한 곳에 귀하게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