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중국 내정, 우크라는 국가 분쟁”…중국의 선 긋기

입력 2022-03-07 19:04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7일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고 우크라이나 문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두 국가간 분쟁”이라고 선을 그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국제사회 일각에선 중국이 정세가 혼란한 틈을 타 대만을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왕 부장은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계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대만해협의 충돌 가능성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대만 문제는 우크라이나 문제와 본질적으로 다르고 비교가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대만은 중국 영토의 일부로 대만 문제는 전적으로 중국의 내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등 서방을 겨냥해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주권 원칙을 강조하는 사람들이 대만 문제에선 끊임없이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침해하고 있다”며 “노골적인 이중 잣대”라고 비난했다. 또 “미국의 일부 세력은 중국의 부흥을 억제하기 위해 대만 독립을 부추기는 자들을 용인하고 있다”며 “이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도전이자 국제 관계의 기본 준칙을 중대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행위는 대만을 위험한 경지로 몰아넣을 뿐 아니라 미국에도 감당하기 어려운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왕 부장은 대만 당국을 향해서도 “대만의 미래는 양안 관계의 평화 발전과 국가 통일을 이루는 데 있지 외부 세력의 공수표에 의존하는 데 있지 않다”며 “대만은 반드시 조국의 품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압박에 맞서 러시아와 밀착했던 중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외교적으로 난처한 상황이 됐다. 표면적으로는 러시아의 합리적 안보 우려와 우크라이나의 주권 및 영토 불가분의 원칙을 모두 존중해야 한다며 균형을 잡는 듯 하지만 실제로는 러시아를 편들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러시아를 규탄하고 제재를 본격화하면서 이에 동참하지 않는 중국도 같은 수준의 불량 국가로 묶일 처지에 놓였다.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외교적으로 스텝이 꼬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