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혼란 후폭풍…민주당 ‘조마조마’, 국민의힘 “文이 몸체”

입력 2022-03-07 18:37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이틀 앞둔 7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 확진·격리자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에 대해 “정부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선관위를 지휘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부 책임론’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7일 K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선관위가 정부로부터 독립된 기구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선관위를 지휘하는 것처럼 “막 덮어씌우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번 사전투표 부실 논란과 관련해 조마조마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특히 정부 책임이 부각될 경우 ‘정권 심판론’과 맞물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민주당이 선관위 때리기에 가세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낙연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선대위 회의에서 “확진자 사전투표에 큰 혼란이 생겼는데 사전투표일에 선관위원장은 출근도 안 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결국 국민 눈에는 현 정부의 선거 관리 부실로 비칠 수밖에 없다”며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 불복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주장도 있다. 민주당 재선 의원은 “어느 한쪽이 간발의 차로 질 경우 분명히 사전투표에 대한 이의제기를 할 것”이라며 “한쪽이 압승하지 않는 한 후폭풍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총괄선대본부장이 3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선거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은 사전투표 부실 논란과 관련해 정부·여당에 대한 총공세를 이어갔다. 이번 논란을 보수 결집의 동력으로 삼아 대선 당일인 9일에 더 많은 보수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확대선대본 회의에서 “선관위가 민주주의 보루라는 사명감을 조금이라도 갖고 있었다면 쓰레기봉투, 택배박스, 심지어 직원 호주머니를 투표함으로 쓰는 엉터리 투표 관리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선거 주무 부처인 법무부 장관과 행안부 장관에 민주당 현역 의원을 버젓이 임명해 둔 채 사실상 불공정 선거관리를 조장한 바로 그 몸체가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사과해야 마땅할 사안”이라고 압박했다.

국민의힘 선대본 핵심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분노한 보수 유권자들이 9일 투표장에 많이 몰려 이 정권을 심판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부정선거’라는 ‘레드라인’은 넘지 않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번 대선에 승리할 경우를 고려한 포석이다. 윤 후보가 이긴 대선이 부정선거 아니었느냐는 자충수를 범하지 않겠다는 의도다.

손재호 오주환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