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환자와 사망자가 빠르게 불어나면서 ‘방역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졌다. 원조 오미크론 대비 전파력이 30%가량 강한 것으로 알려진 하위 변종까지 입지를 넓혀가는 상황에서 정부는 백신의 중증화 예방 효과를 거듭 강조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달 27일~이달 5일의 전국 코로나19 위험도를 ‘매우 높음’으로 평가했다고 7일 밝혔다. 지난 1월 중순부터 줄곧 ‘높음’에 머물렀던 이 등급은 6주 만에 상향돼 올해 들어 처음으로 최고 단계를 기록하게 됐다.
중증·사망 지표 악화의 영향이 컸다. 전주 대비 신규 사망자는 360명, 하루평균 재원 위중증 환자는 220명 늘었다. 시차를 두고 중환자 발생과 비례하는 60세 이상 확진자 비율도 15%로 올랐다.
병상 여력도 빠른 속도로 소진됐다. 지난달 둘째 주만 하더라도 20.2%였던 중증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은 매주 10%포인트 안팎의 증가세를 이어가 이날 0시 기준으론 60%에 육박했다.
유행이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판단하에 이 같은 추세는 이달 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주 전국의 감염재생산지수는 1.3으로 나타났고, 신규 확진자는 이날 0시 기준 21만716명으로 나흘 내리 20만명을 넘겼다. 위중증 환자는 61일 만에 900명을 돌파해 955명까지 증가했다.
최근 한 주간 국내 발생 확진자 5629명을 분석한 결과 단 2명을 뺀 전원(99.96%)이 오미크론 사례로 나타난 가운데,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알려진 BA.2 변이의 검출률도 22.9%까지 올랐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BA.2 변이의 전파력은 일반적인 오미크론, 즉 BA.1보다 30% 정도 강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아직 중증도나 백신 효과 면에선 차이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영향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백신 접종을 3차까지 완료하면 오미크론의 위험성을 계절 독감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며 동참을 당부했다. 방역 당국 분석에 따르면 오미크론의 국내 중증화율과 치명률은 3차 접종 완료군에서 0.16%와 0.07%로, 각각 1.11%와 0.60%를 기록한 미접종군 대비 크게 낮다.
아울러 인구 10만명당 669.6명꼴로 확진돼 전 연령대 중 가장 유행이 거센 10세 미만 어린이에 대해선 오는 14일 접종 계획을 밝히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품목허가한 화이자 백신의 사용 대상인 5~11세, 그 안에서도 면역저하자·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이 유력하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