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지 착오가 부른 비극…달리는 택시서 뛰어내린 20대 숨져

입력 2022-03-07 17:39

지난 4일 경북 포항의 외곽도로를 달리던 택시에서 뛰어내린 20대 여성이 뒤따르던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7일 포항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8시 45분쯤 20대 여성 A씨가 KTX 포항역에서 혼자 택시에 탑승했다. 탑승 전 A씨의 남자친구가 택시 기사에게 A씨가 다니는 대학 기숙사로 데려다 달라고 목적지를 말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택시 기사는 A씨의 남자친구가 말한 대학 기숙사가 아닌 다른 대학 기숙사로 알아듣고 출발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택시가 영일만대로를 지나 양덕동으로 가는 갈림길에 접어들었을 때쯤, A씨는 자신의 대학 기숙사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고 있는 사실을 인지한 듯 택시 기사에게 내려도 되겠냐고 물었다. 하지만 택시 기사가 대답 없이 운전을 계속하자 A씨는 조수석 뒷문을 열고 달리던 택시에서 뛰어내렸다. 이후 A씨는 뒤따라 오던 SUV 차량에 치였고 긴급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끝내 사망했다.

포항북부경찰서 관계자는 “합동 심문 등을 거치면서 자세한 사고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택시 기사의 진술과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사고 당시 A씨는 남자친구와 다툼이 있었던 것도, 음주 상태도 아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도로교통공단에 블랙박스 영상에 대한 정밀분석을 의뢰해 후속 차량의 과속 및 안전거리 확보 여부 등을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다.

황서량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