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중저가 시장서 명예회복 노린다… A시리즈로 아이폰SE와 격돌

입력 2022-03-07 16:58 수정 2022-03-07 17:21
삼성전자가 이르면 이달 중 출시할 것으로 전망되는 갤럭시 A53 예상 이미지. 렛츠고디지털 제공

삼성전자가 이르면 이달 중으로 보급형 스마트폰인 갤럭시 A시리즈를 선보인다. 2년 만에 보급형 신제품을 출시하며 중저가 시장을 공략하는 애플을 견제하겠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글로벌 시장 선두를 지키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적용, 해킹 등으로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 이번 신제품 출시가 상황을 반전시킬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중순부터 갤럭시 A13·23·33·53·73 등의 갤럭시 A시리즈 신제품을 대거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A시리즈 지원 홈페이지를 마련하고 제품의 전파 인증을 받는 등 ‘초읽기’에 들어갔다. 갤럭시 A23은 최근, 갤럭시 A53은 지난달에 국내에서 5G 전파 인증을 받았다. 나머지 제품도 조만간 인증을 받을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전파 인증은 출시 임박으로 해석된다.

갤럭시 A시리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많이 팔렸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점유율 1위를 견인해왔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 1위는 갤럭시 A12(5180만대)였다. 갤럭시 A02(1830만대)는 10위를 차지했다. 특히 최근에 내놓은 삼성전자의 중저가 라인업은 중국 스마트폰과 견줘 가성비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에 출시 예정인 갤럭시 A23과 A53의 가격은 각각 20만~30만원대, 50만~60만원대로 추정된다.

애플은 8일(현지시간) '애플 스페셜 이벤트'를 통해 보급형 신제품인 아이폰 SE3를 공개한다. 사진은 애플이 미디어에 보낸 초대장 이미지. 애플 제공

시장에서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S22시리즈를 출시한 지 1개월 만에 중저가 제품을 잇따라 내놓는 점에 주목한다. 애플의 중저가 제품에 맞대응하는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애플은 오는 8일(현지시간) ‘애플 스페셜 이벤트’에서 아이폰 SE3를 공개한다. 아이폰SE 시리즈로는 처음으로 5G를 지원하고, 최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A15 바이오닉을 탑재했다. 가격은 전작인 아이폰 SE2와 같은 399달러(약 47만원)나 그보다 100달러 싸게 책정될 전망이다. 확대하는 5G 시장의 중저가 수요를 공략해 전체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게 애플의 생각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출하량 기준)에서 삼성전자는 18.9%로 2위 애플(17.2%)을 살짝 앞서고 있다. 매출을 기준으로 하면 애플 점유율이 삼성전자보다 높다. 애플은 중저가 시장에서 갤럭시 A·M시리즈에 밀리면서 출하량에서 선두자리를 내줬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A시리즈는 중국 스마트폰을 제외하면 선택지가 많지 않은 중저가 시장을 빠르게 흡수하며 높은 인기를 끌었다. 다만 확실한 마니아층이 있는 아이폰 SE시리즈가 경쟁에 합류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수급난이 계속되고 있어 원활한 공급 여부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GOS 논란도 갤럭시 A시리즈 흥행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GOS 기능을 선택 사양으로 바꾸는 업데이트를 마련한다고 밝힌 만큼, 업데이트 시기가 A시리즈 출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