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쓰레기와 함께 버려진 현금 500여만원을 수거업체에서 찾아 주인인 80대 할머니에게 돌려줬다.
7일 충남 부여경찰서 규암파출소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9시38분쯤 “폐암 환자인 할머니가 병원비로 보관한 현금을 엄마가 청소하면서 쓰레기와 함께 버렸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경기도 수원에 거주하는 A씨(60·여)가 80대 어머니의 집을 청소하다가 실수로 돈이 들어 있는 가방까지 버렸다고 그의 딸이 신고한 것이었다.
A씨는 이날 병간호를 위해 어머니의 집을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의 집은 다소 어질러진 상태였다. 고령에 건강상태마저 좋지 않았던 어머니가 홀로 청소를 하기 어려웠던 탓이다.
청소를 시작한 A씨는 쇼핑백에 비닐봉지와 옷가지, 잡동사니 등을 넣고 묶어서 버렸다. 사용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던 낡은 가방도 그 쇼핑백 안에 넣었다.
청소를 끝마친 뒤 A씨는 어머니로부터 “그 가방에 돈이 들어 있다”는 이야기를 뒤늦게 전해들었다. 그러나 쓰레기 수거는 이미 한참 전 끝난 상황. 건강 상태가 위중한 어머니를 두고 긴 시간 집을 비울 수 없었던 A씨는 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신고를 접수한 규암파출소 윤여운 경위와 우진이 순경은 즉시 쓰레기 수거업체로 출동했다. 현장은 규암면 곳곳에서 수거된 쓰레기로 산을 이루고 있었다. 다행히 휴일이어서 분리수거를 하지 않았던 덕분에 수색을 지속할 수 있었다.
이들은 수거업체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A씨 어머니가 사는 마을에서 온 쓰레기 더미를 특정하고 돈이 든 가방을 찾기 시작했다.
약 1시간에 걸친 수색 끝에 이들은 ‘수상한’ 쇼핑백을 발견했다. 쇼핑백 안에는 각종 잡동사니와 함께 남색·회색이 섞인 낡은 가방이 들어 있었다. 그리고 그 가방 안에는 흰색 헝겊으로 꽁꽁 싸인 500여만원이 들어있었다. 할머니가 그동안 소중하게 모아 둔 현금이었다.
찾을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돈을 되찾은 A씨는 경찰에 감사를 표했다.
규암파출소 김철환 팀장은 “추가로 지원을 보내려고 하던 찰나에 돈가방을 발견했다”며 “신고가 접수된 만큼 최선을 다 한 덕분에 귀중한 돈을 찾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부여=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