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우크라 국경 탈출 11세 소년… 울컥한 손등 메모

입력 2022-03-07 16:40 수정 2022-03-07 17:26
우크라이나에서 슬로바키아까지 약 1000㎞ 거리를 홀로 피난한 한 11세 소년의 손 등에 전화번호가 적혀 있다. 슬로바키아 당국 페이스북 홈페이지.

우크라이나의 한 11세 남자아이가 러시아의 공격을 피해 홀로 약 1000㎞ 거리를 이동해 국경을 넘은 사실이 알려졌다.

6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슬로바키아 당국은 지난 5일 소셜미디어(SNS)에 우크라이나의 11세 소년이 자포리자에서 기차를 타고 약 1000㎞ 거리인 슬로바키아에 도착했다는 내용을 게재했다. 최근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최대 원자력 발전소가 있는 자포리자를 점령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슬로바키아까지 약 1000㎞ 거리를 홀로 피난한 한 11세 소년. 슬로바키아 당국 페이스북 홈페이지.

당국은 “그의 미소와 두려움에 맞서는 용기는 우리 모두를 사로잡았다. 그는 진정한 영웅”이라며 “그의 손 등에 적힌 전화번호를 통해 소년의 친척과 연락이 닿았다”고 밝혔다.

당국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소년은 슬로바키아 도착 당시 배낭, 비닐봉지,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다. 소년의 손등에는 친척의 번호로 추정되는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다. 소년의 어머니는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보살피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남았고, 소년 홀로 슬로바키아에 사는 친척 집으로 피란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열흘 만에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은 피란민 수가 15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들 중 50% 이상은 폴란드로 향했고, 나머지 사람들은 헝가리 슬로바키아 몰도바 루마니아 등으로 피란길에 올랐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