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원통형 배터리, 전기차 ‘게임 체인저’ 될까

입력 2022-03-07 15:11 수정 2022-03-07 15:28
테슬라가 공개한 중대형 원통형 4680 배터리의 모습. 테슬라 제공

자동차 업계가 테슬라에서 양산을 추진하고 있는 ‘중대형 원통형 배터리’에 주목하고 있다. 이 배터리가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가를 ‘게임 체인저’로 떠오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7일 ‘조용한 혁신, 테슬라 중대형 원동형 배터리’ 보고서를 내고 “테슬라가 원통형 배터리를 양산하면 전기차 배터리의 생산성 및 원가경쟁력을 유의미하게 개선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테슬라는 완성차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전기차에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한다. 주로 가전에서 사용하는 18650 원통형 배터리를 2008년 전기차 로드스터에 탑재했다. 이후 지름과 높이를 키운 21700 배터리를 2017년 모델3에 장착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는 지름 46㎜, 높이 80㎜의 4680 배터리를 모델Y에 탑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현재 파나소닉과 협력해 4680 배터리의 양산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4680 배터리는 기존 21700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5배, 출력은 6배 높다. 주행거리는 16% 늘어난다. 배터리 부피가 커지면 통상 같이 늘어나는 불용공간을 최소화했다. 배터리는 전기차 생산원가의 약 40%를 차지한다. 4680 배터리는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를 줄이고 건식전극기술로 생산속도를 높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원가 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보고서는 “공급망 교란과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올해부터 배터리 가격 하락세도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테슬라는 4680 배터리로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테슬라는 각국의 전기차 구매보조금 없이도 내연기관차 수준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배터리 가격을 ㎾h당 60달러로 낮추는 게 목표다.


업계에선 전기차 스타트업들도 원통형 배터리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새로운 흐름을 형성할 것으로 본다. 볼보, 리비안 등에 원통형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는 삼성SDI도 원통형 대형화 개발에 들어갔다. 삼성SDI는 원통형 비중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보고서는 “완성차 업계는 원가절감이 된 중대형 원통형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와의 가격 경쟁에서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차세대 이차전지 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현존하는 기술을 활용해 배터리의 경제성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