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금강송 군락지 방어 ‘성공’

입력 2022-03-07 14:43 수정 2022-03-07 14:44

경북 울진 산불 발생이 나흘 째 이어진 가운데 밤새 금강송 군락지 보호에 총력을 쏟아 군락지 사수에 성공했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7일 오전 브리핑에서 “울진군 서면 소광리 일대에 야간진화인력을 투입하는 등 금강송 군락지 방어에 모든 힘을 쏟은 결과 화선 방어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산림청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00m 앞까지 산불이 번지면서 금강송 군락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까지 갔었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소방헬기 운용도 어려운 상황이라 위기가 고조됐다.

산림당국은 불머리가 있는 두천리를 기준으로 동쪽 지역으로 번진 화재를 대부분 진화하자마자 서쪽에 해당하는 소광리 등에 자원을 집중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또 오후 8시부터는 소광리 일대에 16개팀 252명을 투입해 밤샘 야간 지상진화를 실시했다.

밤새 핵심구역을 중심으로 산불특수진화대 및 공무원 1178명, 군인 1144명 등 총 3641명을 투입해 밤새 화선이 소광리로 접근하는 것을 차단했다. 이들은 헬기가 물을 투하한 장소 주변에서 불씨가 확산되지 않도록 잔불 진화에 나섰다. 고도의 훈련을 받은 산불재난특수진화대는 화선 가까이 접근해 불길을 잡았다.

또 산불진화헬기의 담수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불영사 계곡과 덕구온천 주차장 2곳에 이동식 저수조를 설치했다.

산림당국은 이날 오전 강풍주의보가 해제된 만큼 진화 자원을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 주변 등에 집중 배치했다. 일출과 동시에 산불지연제(리타던트)를 장착한 산불진화헬기 51대를 동원해 불 머리에 투하했다.

소광리는 국내 소나무 가운데서도 재질이 특히 뛰어나 최고로 치는 금강송 군락지로 유명하다.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는 수령이 500년이 넘는 대왕소나무 등 금강송 군락지가 자리하고 있어 천연기념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금강송 군락지는 2247㏊의 면적에 수령이 200년 이상 된 금강송 8만5000여 그루가 분포해 있다. 특히 금강소나무는 흉고 직경 60㎝ 이상으로 2008년 국보 1호 숭례문 화재 복원에도 사용했을 만큼 목질이 우수하고 보존가치가 높다.

소광리 소나무림 일대는 길이 좁고 경사가 심해 지상에서 접근이 어려운데다 담수지가 멀어 산불진화헬기의 진화작업이 더뎌지게 된다. 또한 곧고 높게 자란 소나무가 촘촘히 자라고 있어 만약 산불이 전이되면 큰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불진화를 위해 가용한 지상·공중진화자원을 총동원할 계획이며, 울진 소광리 소나무 군락지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숲인 만큼 산불의 피해를 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