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8개월 된 아기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의 포격에 맞고 희생되는 비극이 발생했다.
6일(한국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4일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한 병원에 아기를 품에 안은 아버지가 뛰어 들어왔다.
아버지는 파란색 담요로 둘러싼 아기를 꼭 끌어안고 다급하게 의사를 불렀다. 그는 아들이 러시아군이 쏜 포탄에 맞아 크게 다쳤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의료진이 아기의 입을 벌리고 고개를 젖혀 기도를 확보한 뒤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다. 아버지는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려는 듯 곁에 서서 아기의 몸을 꼭 끌어안고 있다.
하지만 아버지와 의료진의 노력에도 아기는 끝내 숨을 거뒀다. 한 의료진은 죄 없는 작은 생명을 살리지 못했다는 허탈감에 빠져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대로 병원 복도에 주저앉았다.
어머니는 아들의 시신을 끌어안고 오열했다. 아버지도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눈물을 흘렸다. 아기를 감싸 안았던 담요에는 전쟁의 참상을 대변하듯 핏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아이가 숨진 마리우폴은 사방을 포위한 러시아군의 맹폭이 7일째 계속되는 중이다. 이곳은 우크라이나 친러 분리주의 반군의 거점인 루한스크·도네츠크와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두 지역 간 육로 연결을 위해 마리우폴을 핵심 공략지로 낙점했다. 러시아는 민간인 대피를 위해 5일 임시휴전을 약속했지만 합의를 깨고 다음 날 곧바로 공격 행위를 다시 이어갔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