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최근 선대위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7일 “이 후보가 ‘(윤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말고 검증을 (강하게) 해달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윤 후보와 부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무속 논란이나 사생활 관련 의혹과 달리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논란이나 윤 후보와 대장동 의혹 관계자의 유착설 등은 충분히 중도층의 표심을 움직일 수 있다고 보고 선대위에 화력을 집중해 달라는 주문이다.
그동안 이 후보의 약점으로 꼽혀 온 대장동 의혹을 막판 ‘윤석열 되치기’ 카드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무속, 성형 논란 같은 네거티브는 이미 양측 지지율에 다 반영돼 있어 부동층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며 “하지만 윤 후보와 김만배씨(화천대유 대주주)와의 관계나 김건희씨 주가 조작 의혹처럼 범죄 혐의가 분명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더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마지막 TV토론에서 이 후보가 윤 후보에게 대장동 특검에 대해 다섯 번이나 추궁했는데, 윤 후보가 답을 못하고 이 후보의 기에 확 눌리지 않았느냐”며 “윤 후보가 기가 약한 사람이란 게 여실히 드러났고, 네티즌 사이에서는 ‘이재명이 대장동 몸통(윤석열)을 잡았다’는 기류가 형성됐다”고 자신했다.
이 후보 본인도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 후보는 6일 밤 김만배씨가 박영수 전 특검과 윤 후보의 친분을 이용해 대장동 사업 대출 건을 해결했다는 내용의 뉴스타파 보도를 페이스북에 올리며 “적반하장, 후안무치의 이 생생한 현실을 널리 알려 달라. 우리가 언론이다”고 주장했다.
선거를 이틀 앞둔 민주당 선대위는 ‘윤석열 때리기’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선대위는 이날 오전에만 ‘윤석열이 대장동 몸통’이라는 내용의 논평을 5건이나 쏟아냈다.
송영길 대표도 선대위 회의에서 “우리가 일관되게 주장한 ‘대장동 몸통이 왜 윤석열과 박영수인가’가 증명되는 ‘김만배 녹취록’이 드디어 공개됐다”며 “법제사법위원회를 소집해 이 문제를 논의하고 특검으로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에서는 대장동 의혹을 계속 부각하는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한 수도권 의원은 “후보가 직접 대장동 의혹을 계속 언급하는 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장담하기 어렵다”며 “이 부분은 당에 맡겨주는 것이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도 “후보는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라는 콘셉트만 가져가야 한다”며 “대장동 의혹을 계속 언급하는 건 중도층 공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