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尹측에서도 연락 와…깊은 고민 없어보였다”

입력 2022-03-07 11:16 수정 2022-03-07 13:1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당 대표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도봉구 도봉산 입구에서 열린 유세에서 유권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단일화를 선언한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가 “양당 후보로부터 만나자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양 후보에게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 중 가장 중요한 네 가지를 뽑아 제시하고, 이에 대해 전향적이라면 만나서 대화를 하겠다고 의사표시를 했다”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런 문제들을 깊이 고민하고 계신 것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 뒷얘기를 털어놓았다. 김 대표는 “(제가 제시한 네 가지 중) 첫 번째는 권력구조 개편안, 개헌이다. 두 번째는 선거법 개정 등 정치교체, 세 번째는 부동산 문제와 교육 문제에 대한 의사결정 체계를 새로 만드는 것, 네 번째는 제 공약이었던 공동공약추진위원회 설치하는 것”이라며 “윤 후보와는 2월 중하순쯤 만났는데 (제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지는 않았고, 같이 좀 했으면 좋겠다는 의사표시를 했다”고 전했다.

반면 김 대표는 이 후보와는 세 차례 만났다며 “이 후보는 이 문제에 대해 굉장히 적극적이고 전향적이고 일관됐다”고 평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도봉구 도봉산 입구에서 열린 유세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 대표는 자신과 이 후보의 단일화는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간 단일화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저희는 기득권을 깨기 위해 (단일화를) 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기득권에 들어가는 모양을 보고 뭔가 저희가 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안 대표는 대선 후 (국민의힘과) 합당 작업을 하겠다고 공식화했다”며 “이제까지 다당제 등 여러 가지 정치개혁을 주장하시던 분이 기득권에 들어가는 모양이 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와 안 후보는) 단일화 직전까지 4자 토론에서 서로 비판하고 싸우다가 갑자기 새벽에 (단일화) 하는 것을 보고 저것은 무엇일까. 가치와 철학의 연대라기보다는 현실적인, 선거를 의식한 또는 무엇인가를 나누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또 대선 뒤 민주당과 합당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저희는 저희가 추구하는 시대정신, 기득권 깨기, 정치교체를 하기 위한 차선의, 현실적인 대안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6일 오후 서울 도봉구 도봉산 입구에서 열린 ‘사통팔달 도봉, 서울의 신경제중심지! 이재명은 합니다!’ 도봉 집중유세에 참석하며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 대표는 단일화의 조건으로 이 후보가 약속한 개헌 등 정치개혁을 위한 공약을 이 후보가 실제로 실천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엔 “첫 번째 만났을 땐 (저도) 믿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제가) ‘이 후보는 어차피 기득권 정당의 기득권 아니냐. 왜 정치개혁을 하려 하느냐’ 이런 얘기를 했더니 이 후보가 ‘나는 변방이었다. 민주당도 바뀌어야 된다. 바꾸고 싶다’는 얘기를 하면서 의지 표시를 했다”고 전했다.

기본소득 등 경제 정책 면에서 이 후보와 생각이 크게 다른 것 아니냐는 지적엔 “지금 기재부에서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제가 전폭적으로 지지했던 건 아니다. 저는 재정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이냐가 문제라는 얘기를 했다. 관료적 상상력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 후보가 얘기한 여러 가지 기본 시리즈나 공약에 있어서 많은 걸 해 주겠다고 하는 부분은 인수위 단계에서 한번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우선순위 또는 일의 완급을 조절해서, 하려는 취지와 방향은 맞추되 실제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인수위 과정에서 한번 나름대로 조정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