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발 절단이 오히려 우울증 낮춘다?

입력 2022-03-07 10:52
국민일보DB

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당뇨발(족부궤양)의 절단 치료가 지속적인 보존 치료에 비해 우울증 발생률이 오히려 낮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반적으로 당뇨발 치료 시 절단은 치료의 실패로 여겨진다. 하지만 적절한 시기의 절단은 치료 기간을 단축하고 지속적인 보존치료의 부작용을 막을 수 있으며 특히 우울증 등 정신질환 발병률을 낮출 수 있다는 얘기여서 주목된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족부&당뇨발센터 원성훈 교수팀(천동일, 김재형, 강은명, 안치영, 민태홍, 김상영, 조재호, 이영)이 최근 당뇨발과 우울증의 관계를 연구한 논문을 과학기술논문색인확장판(SCIE) 국제 학술지(Applied Sciences)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HIRA)데이터 중 2011~2016년 당뇨발 및 우울증 장애 코드를 사지 보존군과 절단군으로 나눠 분석했다.

우울증 발병률은 환자의 인구통계학적 변수를 기반으로 분석했고 동반 질환은 찰슨 동반질환지수(CCI)를 사용해 평가했다.

우울증의 1년, 3년, 5년 발병률을 비교한 결과 사지 보존군에서는 각각 10.1%, 20.4%, 29.5%였고 절단군에서는 각각 4.5%, 8.2%, 11.5%였다.

다른 위험 요인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우울증 발병률이 높았다. 또 동반질환지수가 높을수록, 사지 보존군에서 보존치료 기간이 길수록 우울증 발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성훈 교수는 7일 “당뇨발 환자의 우울증은 절단이라는 하나의 강렬한 사건이 아니라, 당뇨발 상처의 빈번한 재발과 만성화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앞으로의 치료 과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치료 방법을 결정할 때 만성적이고 불확실한 긴 치료 기간이 환자의 기분장애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