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 무고죄 처벌 강화 등 자극적인 언사로 증오와 혐오를 격화시키는 것은 정치가 갈 길이 아니다”고 밝혔다. 여가부 폐지 등을 주요 대선 공약으로 앞세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겨냥한 비판이다.
이 후보는 6일 페이스북에서 “여전히 많은 여성이 면접에서 결혼이나 출산계획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있다. 직장을 포기할 수 없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다. 누적된 임금과 대우에서의 차별 또한 여전하다”며 지금도 여성에 대한 사회적 차별은 여전히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고통을 해결하는 건 전적으로 정치의 몫이다. 그 방법은 갈등을 조정하고 통합하는 것이어야 한다”며 “여가부 폐지, 무고죄 처벌 강화, 자극적인 언사로 증오와 혐오를 격화시키는 것은 정치가 갈 길이 아니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더 두려운 것은 사실과 다른 맹목적 선동이 버젓이 행해지는 것”이라며 “여성전용 예산이 아님에도 ‘성인지 감수성 예산을 줄여서 핵위험 막자’는 윤석열 후보의 발언이 그렇다”고 윤 후보를 직격했다. 이어 “여성과 남성을 편 가르고, 안보포퓰리즘에 반북정서까지 더하는 나쁜 정치의 전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여전히 여성의 고통을 다 알지 못한다. 노력하고 있지만 가부장제의 잔재도 남아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부족함을 인정하고 끊임없이 경청하고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법을 찾겠다”고 했다.
이어 “이 글이 또 다른 논란을 불러올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여성뿐 아니라 모든 국민을 위해 좀 더 유용한 도구가 되는 길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글은 ‘n번방 사건’을 공론화한 ‘추적단 불꽃’ 출신 박지현 민주당 선대위 디지털성범죄근절특위 위원장이 얼굴을 공개하고 찬조연설을 한 것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나온 것이다.
그는 “여러 커뮤니티에 달린 댓글을 보니 격려의 말들보다 ‘이제 신변위협으로부터 박지현을 지켜줘야 한다’는 호소가 더 많아 보였다”며 “여성 인권 활동가가 마스크를 벗는 일이 신변의 위협을 무릅써야 하는 일이라니요”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박 위원장은 이 글에 직접 “저를 지켜주시려는 분들 덕에, 마냥 두렵지 않다”며 “이 후보가 적은 글을 통해 다시 한번 용기를 얻었다”고 댓글을 달았다. 이에 이 후보는 “고맙고 미안하다”며 “꼭 승리해서 차별과 혐오의 시대를 끝내겠다”고 재차 답변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