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공을 침공이라 썼을 뿐” 러 최후 독립언론도 폐쇄

입력 2022-03-07 06:08 수정 2022-03-07 10:07
재한 우크라이나인들이 6일 오전 서울 러시아대사관 인근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비판적 보도를 해온 독립언론사 ‘미디어조나’가 당국의 검열로 보도를 결국 중단했다. 이 언론사는 마지막까지 남아 러시아 정부를 견제해 왔다.

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미디어조나는 성명을 통해 “러시아 당국이 당사 보도를 차단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일을 정직하게 취재하고 침공을 침공이라고, 전쟁을 전쟁이라고 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사 검열이 최근에 시작된 러시아에서는 이제 독립적인 매체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지난 4일 러시아의 몇 안 되는 독립 언론 가운데 하나인 반정부 성향 라디오 방송 ‘에호 모스크비’(모스크바의 메아리)와 TV 방송 ‘도즈디’(비)도 검찰과 언론 감독 당국의 압박으로 문을 닫았다.

러시아 검찰은 에호 모스크비와 도즈디 등이 자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내 특수군사작전과 관련한 명백한 허위 정보와 극단주의 활동 및 폭력을 촉구하는 정보를 의도적이고 조직적으로 게재했다고 비난했다.

검찰은 이 매체들이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내 특별군사작전을 ‘침공’이나 ‘전쟁’ 등으로 표현하고 러시아 군인 피해와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상자 등에 대해 보도한 것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 내 군사작전과 관련한 보도에서 러시아 정부의 공식 입장만을 전달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최근 영국 BBC방송, 미국 CNN방송과 블룸버그통신, 캐나다 공영방송 CBC 등 주요 외신들도 현지 활동을 중단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