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 대위 “우크라 돕기 위해 얼마 전 출국…처벌 받겠다”

입력 2022-03-06 23:54 수정 2022-03-07 01:18
이근 예비역 대위. 인스타그램 캡처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출신 이근 예비역 대위가 6일 러시아로부터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출국했다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렸다. 이 전 대위는 웹예능 ‘가짜사나이’에 출연해 인기를 끌었고 구독자 76만여명의 유튜브 채널 락실(ROKSEAL)을 운영하고 있다.

이 전 대위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 등에 “비공식 절차를 통해 저희 팀이 문제없이 출국하고 우크라이나에 잘 도착해야 해서 관계자 몇명을 제외하고 누구에게도 계획을 공유하지 않았다”며 “얼마 전에 출국했으니 이제 이렇게 발표를 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위는 글과 함께 한국 공항에서 출국하는 사진도 공개했다. 해당 글에서 구체적인 현재 위치 및 출국 날짜, 이동 경로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여행금지국으로 지정돼 있다. 이 전 대위가 정부 허가 없이 제3국을 통해 우크라이나로 들어갈 경우 여권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이근 예비역 대위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출국했다는 글과 함께 올린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이 전 대위는 SNS에 “당신이 의미있는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할수록 언제나 인생의 패배자들이 당신을 질투해 당신을 비방하고 밑으로 끌어 내리려고 할 것”이라고 썼다.

그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 세계에 도움을 요청했을 때 락실(ROKSEAL)은 즉시 의용군 임무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공식 절차를 밟아 출국을 하려고 했지만 한국 정부의 반대를 느껴 마찰이 생겼다”며 “여행 금지국가를 들어가면 범죄자로 취급받고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경고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처벌받는다고 해서 우리가 보유한 기술, 지식, 전문성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도와주지 않고 이 상황에서 그냥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고 했다.

이근 예비역 대위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출국했다면서 올린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이 전 대위는 이어 “저희 팀원들은 제가 직접 선발했으며 제가 살아서 돌아가면 그때는 제가 다 책임지고 주는 처벌을 받겠다”며 “최초의 대한민국 의용군인만큼 우리나라를 대표해 위상을 높이겠다. 그럼 임무 끝나고 한국에서 뵙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락실’이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인정한 최초의 대한민국 의용군이라는 글도 올렸다.

이 전 대위는 지난 2일에는 “많은 사람들이 왜 가만히 있냐, 우크라이나에 가라, 참전하라고 한다”며 “그 이유는 네가 무식한 XX들이라서 남에게 대신 싸워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락실 팀은 많은 임무를 수행하고 있고 현재 가장 큰 임무는 우크라이나인을 위한 일”이라고 했다. 이 전 대위는 군 재직 당시 과거 소말리아 해역에 파병된 청해부대에서 임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말이 아닌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는 모습이 멋있다”는 반응과 “정부에서 허가하지 않았는데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는 행동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해외에 의용군 참여를 호소했다. 미국, 캐나다 등에서 의용군 지원이 이어졌다.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이미 우크라이나로 떠난 영국 공수부대 출신 전직 군인은 150명이 넘는다.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따르면 한국에서도 한국인 수십명이 대사관에 의용군 지원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여행금지인 여행경보 4단계가 발령된 우크라이나에 정부 허가없이 방문하거나 체류할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러시아는 외인 부대에 대해 “국제법상 군인 지위가 아닌 만큼 전쟁 포로로 대우하지 않고 체포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