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에게 상줘야”…사전투표 호남 열기 높자 고무된 민주당

입력 2022-03-07 05:00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성북천 분수광장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이 3·9 대선의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36.93%)를 기록한 것을 두고 “유불리를 따지기 어렵다”며 몸을 낮추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단일화에 대해서는 ‘역풍’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특히 호남(전남 51.45%·전북 48.63%·광주 48.27%)의 사전투표율이 각각 전국 1·2·3위를 기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야권 단일화의 역풍으로 인해 중도층 일부가 이 후보에게 이동할 수 있고, 무엇보다 지지층이 결집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것이 민주당의 분석이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6일 “야권이 단일화를 미리 했다면 10%포인트 넘게 벌어졌을 텐데, 초박빙으로 붙은 것만 봐도 ‘안철수 역풍’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다른 선대위 관계자는 “우리 안 대표가 화룡점정을 해준 것 같다. 내부에서는 안철수에게 상을 줘야 한다는 얘기도 한다”고 전했다.

우상호 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도 서울 여의도 당사 기자회견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는 오히려 역풍이 부는 상황”이라며 “안 대표 지지층이 반발하고, 중도층에서는 (단일화에 대해) 반감을 갖게 해 이재명 후보 지지층이 결집하는 양상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이 호남 지역의 사전투표율이 지지층 결집으로 이어졌다고 보는 분위기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호남에 안 대표 표가 꽤 있었는데 이번 단일화를 계기로 안 대표의 표가 이 후보에게 흡수됐다”며 “호남의 안 대표에 대한 분노가 높은 사전투표율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우 본부장은 “역으로 강원도와 영남 지역의 높은 투표율을 뭐라고 해석하겠느냐”며 “양쪽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다는 정도”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민주당은 동시에 호남 지역 사전투표율이 역대·지역별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을 근거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공언한 ‘호남 목표 득표율 30%’ 발언을 비판했다.

우 본부장은 “이 대표의 말씀은 아마 투표가 다 끝나고 나면 얼마나 허황된 얘기였는지 확인될 것”라고 주장했다.

선대위는 남은 사흘간 이 후보의 인물 경쟁력을 부각할 계획이다. 야권 단일화로 흩어진 논점을 ‘유능 대 무능’ 프레임으로 되돌려 막판 ‘신승’을 목표로 하겠다는 것이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