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주일 사이의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섰다. 방역패스 중단, 거리두기 완화 등 방역 문턱을 낮추는 상황이지만 사망자 수는 우상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연이은 방역 완화 정책의 영향으로 확진자 정점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5일까지 일주일간 코로나19 신규 사망자(발생일 기준)는 1013명에 달했다. 위중증 환자 수도 같은 기간 114명에서 8배 가까이 올라 885명에 이르렀다.
문제는 앞으로 사망자 및 위중증 환자 수가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위중증 또는 사망으로 이어질 확률이 비교적 높은 60세 이상 확진자는 이 기간 하루 평균 2만9663명이 발생했다. 3주 전 수치는 3분의 1 수준인 9199명이었다. 그간 확진자 급증은 2~3주 뒤 위중증 환자 수 증가로 이어지는 경향을 보여왔다.
앞서 정부는 통제가능한 위중증 환자 수로 2000~2500명을 제시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3일 “위중증자는 2000명까지 문제 없이 받을 수 있다”며 “운영을 효율화하면 그 이상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위중증 환자가 정부 예측치를 넘어설 수 있다고 본다. 지난 5일부터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이 오후 11시까지 완화되면서 유행 피크도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 정책 변화가 변수가 되면서 확진자 수 예상 정점도 계속 늘었다”면서 “천장이 사라진 상황이다. 분명한 위기”라고 진단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이번 조치 전까지 확진자 정점을 27만~28만명으로 예상했으나 영업시간 완화 변수가 생겨 정점 수치가 10~15% 늘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상 더 완화할 방역기준이 남아있지 않다. 영업시간 제한을 완전히 없앤다 해도 별 의미는 없다”고 덧붙였다.
위중증 환자 증가에 대비해 의료 역량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잇따른다. 정 교수는 “이제 유행 정점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중환자 병상 관리에 중점을 둬야 하는 시기”라고 조언했다. 그는 “위중증자 정점은 유행정점의 2주 정도 뒤”라면서 “유행 정점을 다음 주나 다다음 주로 전제한다면 이달 말이 위중증자 관리의 마지막 고비”라고 덧붙였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현장에서는 80~90세 고령층 위중증자가 지난주부터 느는 걸 체감하고 있다”며 “의료역량 측면에서 일종의 ‘보릿고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