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강릉 옥계 산불 방화범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데 이어 대구 달성군 가창면 산불 방화 가능성 유무도 조사 중이다. 경북 울진서 강원 삼척까지 번진 대형 산불이 담뱃불로 시작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오면서 이번 산불이 ‘인재(人災)’라는 평가가 나온다.
6일 대구 달성군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가창면 용계리에서 발생한 산불과 이날 오리마을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이 같은 용의자의 방화로 보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가창면 산불의 방화 여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소방안전본부는 전날 오후 7시 15분쯤 기존 산불 발화지점인 용계리에서 1.5㎞가량 떨어진 가창면 오리 일대에서 새로운 산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군은 이 산불이 누군가의 방화로 발생했으며 앞서 발생한 용계리 산불도 같은 이의 소행으로 봤다. 다만 기존 발화장소에서 불씨가 날아들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날 강릉 옥계면과 동해시를 불바다로 만든 이른바 ‘토치 방화범’을 구속됐다. 춘천지법은 이날 현주건조물방화, 일반건조물방화, 산림 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60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지난 5일 새벽 1시 8분쯤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 자택에서 가스 토치를 이용해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이후 2시간여 동안 마을을 돌아다니며 유리창을 깨고 농막에도 방화하는 등 난동을 부리다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이로 인해 산림 1850㏊가 소실됐다. 또 강릉에서 10동, 동해에서 58동이 각각 전소했고 29동이 일부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경북 울진에서 시작해 강원 삼척까지 번진 대형 산불 역시 인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초 발화지로 추정된 곳은 사람의 왕래가 없는 왕복 2차선 도로 옆 배수로였다. 차량에서 버려진 담배꽁초가 산불이 발생했다는 가능성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산림청은 조사감식반을 통해 최초 발화 추정 지점을 찾아냈지만, 발화 원인을 정확히 추정하지는 못했다. 다만 담뱃불에 의한 실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화재 발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산림청은 담뱃불 등인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경찰·소방당국과 발화 원인에 대한 합동 조사·감식을 할 계획이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