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사전투표 논란에 ‘보수층 역결집’ 기대…윤석열 “분열책”

입력 2022-03-06 17:25 수정 2022-03-06 17:27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야당동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은 코로나19 확진·격리자 사전투표와 관련해 대혼란이 빚어지자 보수층 유권자의 ‘역결집’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부정선거에 대한 위기감과 우려가 커지면서 보수층 유권자들이 대선 당일인 9일 대거 투표장을 찾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관측을 내놓고 있다.

투표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문재인정부에 대한 심판 정서가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외과 교수는 “사전투표에 대한 반감이 있었던 보수층 유권자에게는 본투표일인 9일 꼭 투표를 해야겠다는 동인이 더 생긴 것”이라며 “보수층 결집을 불러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6일 서울 중구 유세에서 “확진자 투표 가지고 좀 문제가 됐는데 저를 믿어달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어 “저희 당에서 철저히 감시하고 정권이 바뀌면 경위를 철저히 조사할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대선 당일인) 3월 9일에 한 분도 빠짐없이 투표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후보는 그러면서 “저는 사기꾼들을 오래 상대해봐서 아는데, 이게 뭐냐면 우리 국민의힘 지지자 중에 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우리 보수층을 분열시키기 위한 작전”이라고 주장했다.

극히 일부 보수층 인사들은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의 전신)이 참패했던 2020년 총선과 관련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보수층은 ‘지난 총선이 부정선거냐, 아니냐’를 놓고 내부 갈등을 빚었다. 윤 후보의 ‘보수층 분열작전’은 이런 상황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이어 부실하고 허술한 선거관리를 비판했다.

그는 “사실 이분(확진자)들이 착하고 순진한 분이라 그렇지, 그냥 확진자가 아니라고 하면서 일반 투표소에 마스크를 쓰고 가서 투표하면 또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확진자가 돌아다닌다고 통제를 하나”라고 반문한 뒤 “뭐 하자는 겁니까, 도대체”라고 따졌다.

윤 후보는 그러면서 “투표하면 무조건 이긴다. 그런데 투표 안 하면 진다”고 지지자들의 투표를 독려했다.

또 “여러분은 (대선 당일인) 9일 한 분도 빠짐없이 투표해달라”면서 “투표하지 않으면 저 욕심 많은 패거리 정치꾼들이 계속 이 나라를 농단할 것”이라며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윤 후보는 페이스북에도 사전투표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진 것과 관련해 “우려했던 문제가 현실로 드러났다”며 “3월 9일 본투표일에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강구하길 바란다”고 적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경기도 동두천시 지행역 광장에서 유세를 마치며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도 선관위의 관리 부실을 지적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정부의 무능함을 부각하며 투표 독려에 적극 나섰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선관위의 기획은 안일했고, 시행과정은 조잡했으며, 사후 해명은 고압적이기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권영세 선대본부장도 “초등학교 반장선거도 이렇게 허술하게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들께서 저희를 믿으시고 투표에 꼭 참여해서 우리 윤 후보에 대한 압도적 지지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 동두천·의정부=문동성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