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더불어민주당 게시판에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경북 울진·강원 삼척 산불이 더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6일 “제정신이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너무 많이 나갔다. 기우제도 아니고, 산불기원 ‘기화제’를 지내겠다는 발상이 도대체 제정신인가”라며 한 민주당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소개했다.
디씨인사이드 민주당 갤러리엔 전날 “이번에 울진 쪽 산불 났던데 완전 ‘굿짐’ 몰표를 주는 곳이라서 선거일 전까지만 피해는 없게 산불 좀 더 나면 좋겠다. 그럼 조금이라도 투표율 떨어질 듯”이란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김 원내대표는 “당선을 위해서라면 무슨 거짓말도 서슴지 않는 이재명 후보를 대통령 만들겠다고 나선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의 발상 같아서, 참 무섭고 섬뜩하다”고 꼬집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도 이날 여권 지지자들의 이 같은 행태와 윤미향 무소속 의원의 SNS글을 문제 삼으면서 ‘자연재해마저 선거에 이용하는 민주당의 행태, 국민들께서 정권교체로 심판해주실 것’이라는 논평을 내놨다.
이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지난 5일 온라인상 민주당 게시판에 ‘경북 쪽에 산불 더 날 가능성이 있음?’이라며, 산불 때문에 해당 지역 주민들의 투표율이 낮아지기를 기원하는 게시글을 올려 국민을 경악케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게시글 작성자는 산불 피해 지역이 ‘완전 국민의힘 몰표를 주는 곳이라서 선거일 전까지만 피해는 없게 산불 좀 더 나면 좋겠다’고 했고, 다른 작성자도 ‘강원도는 어차피 대부분 묻지마 2번 성향이 강한 지역이라 산불 더 나면 이득이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또 “윤미향 의원은 본인의 SNS에서 ‘자연이 인간보다 훨씬 대단한 일을 한다!’라고 올려 논란을 자초한 뒤 글을 내리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의 화재 현장 방문 및 이후 유세 발언을 언급하며 “화재의 아픔마저도 선거득실로 이용하는 민주당의 행태에 다시 한번 확고해진다. 정권교체만이 답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윤 의원은 SNS글을 삭제한 다음날인 5일 “울진 화재사건이 있기 전에 올린 글이다. 선거와 전혀 관련 없었던 메시지임을 알린다”라고 해명했다. 윤 의원이 해당 글을 올린 시간은 4일 오전 10시 49분으로, 산불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기 전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지역의 환경활동가가 태양광이 건설되면서 멸종위기종 등이 위협받고 있으니,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민원을 주셨다”며 “관련하여 환경 연구자와 논의하던 중 전문가께서, ‘자연이 인간보다 훨씬 더 대단한 일을 함에도 그것을 생각 못 하고 산다’라는 메시지를 주셔서 의미 있다 여겨서 기록으로 남겼다”고 했다.
윤 의원은 이같이 자신이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논평에서 자신을 언급한 이 수석대변인에게 사과와 정정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며 이 수석대변인을 7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서울경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한 뒤 “제 글이 선거와도 산불과도 관련이 없는 글임을 밝혔음에도 (논평을 통해) 제가 산불피해를 정치적 유불리로 접근하는 것처럼 호도해 재해를 입은 국민에게 상처를 주었고, 저에게는 산불재해 피해를 선거에 이용하는 나쁜 정치인으로 생산, 확산했다”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