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자료도 없이 온 선관위 “확인 안 된 부분 있어서…”

입력 2022-03-06 16:37 수정 2022-03-06 18:19
박찬진 중앙선관위 사무차장이 6일 오후 국회 행안위 회의실에서 확진자 사전투표 혼란과 관련해 보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사전투표 과정에서 발생한 부실 관리 논란에 대해 “여러 지적에 대해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논란이 불거진 지 하루만에 열린 국회 현안 보고 자리에 현재 상황을 정리한 자료 없이 구두 보고만 해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박찬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차장은 6일 국회에서 열린 현안보고에서 “의원님들의 말씀을 100% 수용한다”며 “조금 늦었지만 중앙선관위에서 시·도 위원회 실무자들 의견을 한 번 더 들어 수렴했고 (확진자·격리자 투표 관련) 2안을 만들어서 내일 10시 긴급위원회를 소집했다”고 말했다.

5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사파동주민센터 야외에 차려진 확진자용 기표소 앞에 사전투표사무원이 투표용지 임시 보관함을 들고 서 있다. 연합뉴스

현안보고에는 서영교 국회 행정안전위원장(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백혜련·이해식 의원, 국민의힘 박완수·이영 의원 등이 참석했다.

박 차장은 “어떤 것이 최적의 방안인지 찾아서 결정되면 결정된 내용을 국민에게 소상히 알리고 일선에서 투표 관리하는 직원들에게 알리겠다”며 “3월 9일은 한 치 오차도 없이, 차질 없이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차장은 사전투표와 관련된 혼선에 대해저희가 여러 차례 시뮬레이션과 준비를 해왔는데 선거란 것은 항상 할 때마다 어렵다”며 “이번 선거도 (확진자 급증과 관련해) 예기치 않은 부분들이 발생해서 준비를 잘 해야 했다는 생각을 갖는다”고 말했다.

박 차장은 이어 “어찌 됐든 간에 저희가 철저하고 완벽하게 준비해 국민들이 한 치의 의심도 없이 투표권을 행사하도록 철저한 준비를 해야 했었는데 그런 게 미흡했던 점에 대해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유감을 표시한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이날 현안보고에서 별도 보고 자료를 준비하지 않아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국민의힘 박완수 의원은 “자료도 없이 구두로 하나. 국회 오면서 자료도 안 갖고 오고 구두로 한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말했다. 박 차장은 “아직 확인이 안 된 부분이 있어서 (상황을 설명할) 자료를 준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게 말이 되느냐”며 “하루가 지났는데 현안 파악도 못하고 있고 또 앞으로 잘하겠다고 하면 우리가 어떻게 믿을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서 위원장은 “선관위가 아직도 안일하다”며 “그간 잘해왔기 때문에 그것만 믿고 있으신데 국민의 의구심에 대해 명확하게 딱 (설명을) 내놓으면 되지 그 부분 필요한 것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이번 논란에 대해 “무엇보다도 유권자들이 투표함에 직접 넣지 못한 것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며 “선거관리 부실이 축제일 수 있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