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지난해 12월 30일 낮 12시30분쯤 부산의 한 대형할인점 5층 주차장에서 70대가 몰던 택시가 벽을 뚫고 튀어나와 차도를 덮치는 일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택시 운전기사 A씨(70대)가 숨지고 운전자 5명, 보행자 2명 등 7명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례 2. 같은 달 22일 오후 1시10분쯤 부산 수영구의 한 전통시장 앞에서는 80대가 몰던 승용차가 주차된 다른 승용차를 충격하고 유모차를 밀고 가던 60대 여성과 야쿠르트 전동카트를 잇따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유모차를 끌고 가던 할머니와 18개월 된 손녀가 숨졌고, 전동카트는 폭발하면서 불이났다.
#사례 3. 지난해 9월 29일 오전 11시 20분쯤 부산역 광장 앞 버스 정류장 앞에서 80대 운전기사가 몰던 개인택시가 안전 펜스를 뚫고 인도로 돌진한 뒤 승강기를 추돌하고 멈춰 섰다. 이 사고로 택시 운전사를 비롯해 인도에 있던 보행자 2명과 승강기 탑승객 등이 다쳤다.
부산시가 고령층의 교통사고 감소를 위한 종합대책을 내놨다. 75세 이상의 실버 운수종사자에 대한 인지 능력 검사를 진행하고 약발 다 된 고령 운전자의 운전면허 자진반납 혜택도 크게 늘린다.
부산시는 6일 ‘고령 운전자 및 고령자 교통사고 줄이기 종합 대책’을 마련, 본격적인 추진에 나선다고 밝혔다.
부산의 고령 운전자는 2019년 22만5000명, 2020년 24만9000명, 작년 27만명으로 지속해서 늘고 있다. 이와 함께 고령자 면허 소지자 대비 교통 사고율도 2020년 15.3%에서 지난해 17.2%에 올랐다.
이에 시는 고령자 교통 사고율을 올해 15% 이하로 낮추기로 하고 3개 분야 8개 과제를 추진한다.
우선 75세 이상 고령 운수종사자에 대한 인지 능력 자가진단 검사와 고령자 교통안전 교육을 시행한다. 고령자 교통안전 컨설턴트를 통한 고령 보행자 교통안전 교육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고령 운전자의 운전면허 자진반납 혜택을 확대한다. 65세 이상 운전면허 자진 반납자에게 지원하는 대중교통비를 기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노인보호구역 2곳을 새롭게 지정하고 보행환경 개선이 필요한 2곳을 보행자 우선도로를 조성한다. 또 대각선 건널목 10곳을 새롭게 설치할 예정이다.
시는 교통안전 대시민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운전면허 적성검사 의무 대상자 범위를 65세 이상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도로교통법 개정을 건의할 계획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부산의 여건을 고려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했다”며 “고령층 교통사고를 크게 줄여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