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 산불의 최초 발화 장면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공개됐다. 산림청은 화재 원인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6일 산림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울진군 북면 두천리 산 154 일대가 산불이 처음 시작된 곳으로 추정된다. 최초 발화지점 인근 사유지 CCTV에 지난 4일 오전 11시14분쯤 도로변 산기슭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다가 화염이 치솟는 장면이 담겼다. 이후 같은 날 오전 11시21분쯤 불길이 산 전체로 번지기 시작했다.
영상에는 한 여성이 119 상황실에 신고를 했고, 이내 소방차가 출동하는 모습까지 담겼다. 연기가 나기 직전인 오전 11시 6분~14분 사이에 차량 3대가 최초 발화지점 인근을 지나가는 장면도 포착됐다. CCTV는 산불이 발생한 곳 주변의 개울가를 따라 뻗은 왕복 2차선 도로변에 있다. CCTV와 약 100m가량 떨어진 곳에 펜션 이외의 다른 시설물은 없다.
CCTV 소유주 윤모(56)씨는 “‘타닥’하는 소리가 나서 보니 연기가 5∼10m 높이로 치솟고 있었다”며 “11시16분 정도에 아내한테 신고해야 한다고 알렸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16분쯤 신고를 받은 소방은 19분가량 경과한 오전 11시35분쯤 현장에 도착했다.
산림청은 현장에 일반인 출입을 제한하고, 정밀 감식을 진행 중이다. 발화 현장은 현재 출입 통제선과 조사를 위한 깃발로 채워졌다.
산림청은 최초 발화지는 특정했으나 살수와 진화대원 진·출입 등 현장의 심한 훼손으로 구체적인 발화원은 아직 특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권춘근 산림과학원 산불산사태연구과 연구사는 “최초 발화지점이 CCTV의 영상에 나타난 것과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그러나 산불 원인에 대해서는 특정하지 못했고, 일단 산불이 수그러들면 경찰, 소방과 공동으로 본격적인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북경찰청도 “현재로선 산불 원인을 꼭 집어 말할 수 없다”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풍을 타고 강원 삼척까지 번져 주민대피령이 내려졌다. 삼척시에는 국가위기경보 심각 단계가 발령됐다.
이예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