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 양천구청장 “포스트 코로나는 문화도시…목동 재건축 시간문제”

입력 2022-03-06 10:22 수정 2022-03-06 10:59

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은 “코로나19 이후 시대의 핵심은 리질리언스(Resilience·회복력)”이라며 “어렵고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양천구를 문화도시로 변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며 최고 관심사로 떠오른 목동 아파트 재건축에 대해서는 “모든 대선후보가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했다”며 “1년 안에는 완화될 거라 본다. 이후 과정도 통과가 될 것이기 때문에 결국 시간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김 구청장은 6일 양천구 청사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 때문에 한 2년 넘게 구정이 정체되어 있었다”며 “어렵고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한 단계 도약하는 시기, 리질리언스의 시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방안으로 문화도시와 정원도시를 꼽았다. 김 구청장은 “재난 상황에서 회복하기 위해서는 치유의 단계가 필요하다”며 “문화도시, 정원도시와 스마트시티 사업을 결합해 본격적인 회복의 시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도시는 지난해 김 구청장이 꺼내든 카드다. 그는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에는 생활이 좀 윤택해지면서 해외여행을 다닌다. 그러나 3만 달러 시대에 접어들면 선진국처럼 저녁이 있는 삶, 동네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 곳을 만들기 위해 공원 중심축의 공간을 생각했다. 2018년 재선에 나서면서 구내 공원을 리노베이션하겠다고 공약한 이유”라고 부연했다.

양천공원 '비체나라' 빛 축제

지난해 리노베이션을 끝낸 양천공원의 경우 아스팔트 광장을 천연잔디광장으로 바꾸고 실개천을 조성했다. 책쉼터 공간을 조성해 날씨와 상관없이 공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고, ‘비체나라’라는 빛 축제도 개최했다. 김 구청장은 “구민께 따뜻한 감성과 위로를 전하기 위한 작업이었다”며 “시기적으로 코로나와 맞아떨어지며 주민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양천구는 5대 공원의 리노베이션을 조만간 모두 끝낼 예정이다.

김 구청장은 나아가 문화도시 조성계획을 수립한 뒤 오는 6월 문화체육관광부에 법정 문화도시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세 차례 심사를 거쳐 연말 예비 문화도시 선정 여부가 결정된다. 선정 시 5년간 100억원의 예산과 여러 행정 지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그는 “일상 속에서 문화가 흐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문화도시로 지정받고, 신청해야 할 이유”라며 “전시, 공연, 플래시몹 등 주민이 볼 수 있는 문화의 수준을 키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술협회와 함께 양천구 화가들의 작품을 빌려 공공시설에 전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공공시설의 갤러리화 작업이다. 그는 “이런 것이야말로 일상 속에서 문화가 흐르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양천공원 책쉼터 전경

문화도시 지정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고, 화가·작가·사진작가·연극인 등 문화예술인과 함께 양천구 문화도시의 정체성을 결정하기 위한 연쇄 워크숍도 진행 중이다. 통상 문화도시하면 전통문화나 역사를 떠올리기 쉽지만 그는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30년 전 논밭이었던 양천구는 근대화 이후 신시가지로 떠올랐다”며 “목동 중심축 5대 공원과 여러 산지형 공원, 안양천, 그리고 신시가지를 묶어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처럼 고층건물과 자연이 복합적으로 조성된 문화도시를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재개발·재건축 붐으로 인해 주목받고 있는 목동 재건축에 대해선 시간 문제라고 답했다. 그는 “재건축 안전진단 문제 때문에 막혀있었는데, 당대표가 바뀌자마자 당에 노원구·송파구 구청장과 함께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재검토를 요청했다”며 “국토교통부 장관에게도 합리적인 기준의 필요성을 전달했다. 그리고 양대 대선후보다 재건축 규제 완화를 발표한 게 지금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1년 안에는 규제가 완화되고, 안전진단 이후 과정이 통과될 것”이라며 “대선 후보 때문에 안 되는 일은 없는, 일종의 시간문제다. 대선과 지방선거가 끝나면 갈 수밖에 없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재건축 추진위원회부터 시작해서 조합을 만들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단지별로 차근차근 진행해야 한다”며 “여기 계신 분들이 이사할 곳도 있어야 하니 여러 대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유행에 대해서는 “일반인이 기저 질환자, 임신부 등 사회적 약자들을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걸려보니 감기몸살을 앓는 것과 상당히 유사했다”며 “이제 보건소는 임신부와 기저 질환자, 중증환자, 어르신 등에 집중해야 하고 일반인은 구청과 관을 찾기보다 일반 병원에서 약을 지어 재택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인까지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다. 감기 환자에게 보건소에서 약을 가져다준 적도 없다”며 “빨리 생각을 전환해야 한다. 그게 바로 코로나의 일상화 개념이다. 동네 병원 의사도 두려워서 환자를 피하지 말고, 빨리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신 일반인의 편의를 위해 민간 콜센터와 계약해 코로나 관련 문제를 상담할 수 있는 전담 콜센터를 설치했다. 오후 9시까지 콜센터에서 모든 절차와 상담을 진행하고 이후엔 구청 야간 당직자가 넘겨받도록 해 틈새를 메웠다.


김 구청장은 민선 6·7기의 최대 성과로 동서 균형발전을 꼽았다. 김 구청장은 “그동안 정치인이라면 모두 양천구의 균형발전 얘기를 해왔지만 변한 게 없었다”며 “신월동, 신정동이 천지개벽했다고 할 정도로 재개발·재건축을 진행했고 건강힐링문화관, 중앙도서관, 생태공원 등 주민 편의시설도 상당히 많이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균형발전에 있어서만큼은 구청장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며 “가장 불편했던 교통문제도 경전철이 들어서면 주민 편의성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확실히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준구 김이현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