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 마리우폴 봉쇄… “탈출로 개설 합의”

입력 2022-03-05 14:38 수정 2022-03-05 18:20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남부 마리우폴 시내 한 아파트 단지가 러시아군의 무차별 폭격을 당해 불길이 치솟고 있다. 러시아군은 전략적 요충지인 마리우폴을 포위하고 철도 등 주요 시설에 대해 집중 폭격을 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FP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동부 도시 마리우폴을 봉쇄했다. 이에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 측에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와 탈출로 개설을 요구했고, 러시아 국방부도 이를 수용했다.

AFP 통신은 5일(현지시간)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을 인용해 도시가 러시아군에 의해 봉쇄됐다고 보도했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남동부에 있는 도시다.

만일 러시아군이 마리우폴 장악에 성공하면 러시아가 2014년부터 장악하고 있는 크름반도(크림반도)와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의 거점인 루한스크·도네츠크 지역 간 육로 연결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보이첸코 시장은 마리우폴에 지난 닷새간 러시아 공격이 이어지면서 수도·난방·전기가 중단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현재 식량도 고갈 수준에 접어들었다고도 말했다.

그는 군사적 지원과 함께 민간인 40만명을 안전하게 대피시킬 인도주의 통로를 마련해달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러시아군 폭격에 연기 치솟는 우크라 마리우폴 방공기지. AP연합뉴스

러시아 국방부는 이 요구를 수용했다. 이날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와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인도주의 통로와 탈출로를 개설을 요구한 우크라이나 측과 합의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모스크바 시간 5일 오전 10시 러시아 측은 휴전 체제를 선포하고 마리우폴과 볼노바카 주민들의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를 개설한다”며 “인도주의 통로와 대피경로는 우크라이나 측도 동의했다”고 밝혔다.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고문은 “마리우폴 시민들의 대피가 오전 11시부터 시작된다”고 알렸다.

마리우폴 시의회도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도시가 조용할 예정”이라며 “마리우폴에서 자포리자 노선 대피로가 오전 11시 열린다”고 밝혔다. 또 도시 세 곳을 거점으로 버스가 출발할 예정이라며, 이 시간 개인 교통편을 통해서도 마리우폴을 떠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정된 경로를 벗어나면 위험하다. 다른 사람들을 태워 차에 빈 곳을 모두 채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러시아 측은 일시 휴전 대상에 키이우(키예프)도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후 발표된 성명에선 제외됐다. 우크라이나 라다(의회)는 텔레그램을 통해 오전 9시20분쯤 “키이우에 공습경보가 발령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