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해커들 몰려든다… 러·우크라 사이버전쟁도 격화

입력 2022-03-05 14:17
국민일보 DB

전 세계 해커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부 웹사이트를 공격하며 사이버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정보보호국의 빅토르 조라 부국장 발언을 인용해 “대러시아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기 위해 약 40만 명의 국제 해커가 자원했다”고 보도했다.

조라 부국장은 “전 세계의 해커들이 우크라이나를 돕고 싶다”며 “우리 정부에 공격할 지점을 알려 달라고 하는 등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 해커들에게 러시아 웹 인프라를 공격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국제 해커들은 러시아군 관련 사이트를 마비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SNS 텔레그램을 통해 ‘IT 군대’를 모집하고 있다. 현재 28만3000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은행 등 러시아 민간 기관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

러시아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만 행해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뉴욕타임즈는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부의 지원을 받는 해커와 아마추어 해커를 포함한 외국인 해커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국가 편에 가담하며 사이버 전쟁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 세계에서 해커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부 웹사이트를 공격해 다운시키고, 러시아 언론사 홈페이지에 반전 메시지를 남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공격은 정부 연계 조직과 민간∙아마추어 해커의 구분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이버 전문가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한 해커들의 사이버 공격으로 광범위한 인터넷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들의 공격이 정부 소속 해커의 보복 공격을 촉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민간인 피해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 제네바 소재 사이버피스 연구소의 클라라 조던 공공정책 책임자는 “상황이 급격히 악화된 가운데 해커들이 정부를 대신해 민간인에게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며 “이는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해커 그룹 ‘어나니머스’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러시아 국방부와 크렘린궁 사이트를 해킹하기도 했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