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에서 발생해 강원 삼척까지 확산한 산불 피해 규모가 밤사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산림 당국은 빠르면 5일 오전 중 주불 진화를 목표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국은 이날 날이 밝자 산림청 헬기 25대, 군 헬기 18대, 소방 헬기 7대, 경찰 헬기 2대, 국립공원 헬기 1대 등 53대를 산불 진압에 투입했다. 공무원과 진화대원, 소방대원, 군부대, 경찰 등 진화인력 1200여 명도 투입됐다.
전날 발생한 이번 산불의 영향구역은 6066㏊로 추산된다. 축구장(0.714㏊) 8496개 면적에 해당한다.
산불 영향구역은 울진이 5570㏊, 삼척이 496㏊다. 산불 영향구역은 전날 밤 3300㏊로 측정됐으나 밤사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 주택 116채가 소실되는 등 158곳에서 재산피해가 발생했고 송전선로 4회선도 차단됐다.
울진과 삼척 35개 마을 주민 6126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마을회관과 체육시설에 대피한 673명은 불안감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삼척 호산리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기지는 불이 원덕읍 가곡천을 넘지 않으면서 피해가 없었다. 산불은 초속 12∼15m 강풍을 타고 전날 오후 한울원전 경계선까지 넘어가 원자력발전소, LNG 생간기지, 송전선로를 위협했지만, 소방 당국이 헬기와 소방차 등 장비와 인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해 불길을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 풍향도 바뀌면서 불길이 강원 쪽으로 북상해 위기를 넘겼다.
원전 주변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으나 불길이 북상하면서 삼척 LNG 생산기지를 위협해 밤사이 방어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삼척에는 지난달 28일부터 건조주의보가 내려져 있으며, 현재 습도가 16∼20% 정도로 매우 낮아 대기가 상당히 건조한 상태다. 바람도 잦아들었다곤 하나 초속 4∼7m까지 관측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오전 중 주불 진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피해 면적 자체가 넓고 대기가 매우 건조해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