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이 5일 전국에 화재위험경보 중 가장 높은 ‘심각’ 단계를 발령했다. 울진 산불이 삼척으로 번진 가운데 건조하고 강풍이 심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나온 조치다.
소방청은 이날 오전 8시 상황판단회의를 개최하고 전국에 화재위험경보 ‘심각’ 단계를 발령했다. 지역 소방본부가 일부 지역에 대해 ‘심각’ 경보를 발령한 적은 있었지만, 소방청 차원에서 전국에 화재위험경보 ‘심각’을 발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방청은 “경북, 강원의 대형 산불이 계속되는 상황, 이번 주말 강한 바람과 함께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 국가적으로 중요한 대통령선거 사전 투표가 진행 중이고 투표일이 다가오는 상황을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현재 부산과 대구, 울산, 경북 등에 건조경보가, 강원, 충북, 전남, 경북, 경남 등에 건조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또 강원 산지에 강풍 경보가, 수도권, 강원, 충청, 경북, 전북 등에 강풍 주의보가 각각 발효 중이다. 또 전남과 제주 일부에는 강풍 예비 특보가 내려져 있다.
소방청 관계자는 “전국에서 심각 단계의 화재위험경보가 내려진 첫 사례”라며 “그만큼 지금 화재 위험 상황이 위중하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심각’ 단계가 발령에 따라 소방관서는 가용 소방력의 100% 즉시 대응태세를 유지한다. 소방당국은 발령 기간 중 소방관서별 전 직원을 대상으로 불시 비상연락망 일제점검을 실시한다.
또 산불 등 화재발생 시 초기 단계부터 소방관서장 중심으로 적극 대응하며, 산림인접마을 등 화재 취약지역에 대해 화재 감시활동을 강화하고 비상소화장치 사용법과 화재예방 교육을 실시한다.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에 따르면 ‘심각’은 3개 이상 시·도에 기상특보가 3개 이상 발령됐거나 중요행사 기간 중 특보가 2개 발령됐을 경우 내려진다. ‘주의’는 기상특보(주의보)가 1개 발령됐거나 중요행사기간 중 내려진다. ‘경계’는 3개 이상 시·도에 기상특보 2개가 발령됐거나 중요행사 기간 중 특보가 1개가 발령됐을 경우에 발표된다.
소방청은 전날 발령한 소방동원령 1호를 이날 오전 5시30분 2호로 격상해 울진·삼척 산불 진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