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지난주 암살 위기 3번 넘겨… 러 내부서 정보 유출

입력 2022-03-05 06:34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키예프에서 화상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군 장병에게 무기를 버리고 떠나라고 촉구했다. AF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주 최소 세차례 암살 위기를 넘겼다는 보도가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 정보는 정작 러시아 내부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 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가 지원하는 와그너그룹과 체첸 특수부대가 젤렌스키 대통령 암살을 시도했지만 러시아 연방 보안국(FSB) 내부에서 유출된 정보로 인해 작전에 실패했다.

체첸 특수부대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에서 암살 시도를 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보안당국 관계자는 이들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닿기 전에 제거됐다고 말했다.

올렉시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국방안보위원회 서기(사무총장 격)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연방보안국 요원들이 암살 계획들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키이우(키예프)에만 여전히 용병 약 400명이 있으며 러시아 정부의 강한 압박을 받아 조만간 또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

와그너그룹은 6주 전에 키이우에 들어와서 암살 명단에 올라있는 고위급 인사 24명을 추적하고 있었다. 와그너그룹은 지난해 12월 말 아프리카 작전 인력을 모스크바 외부 기지로 불러 조직을 재편성한 뒤 우크라이나로 파견했다.

같은 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내게는 죽음을 겁낼 권리가 없다”며 결연한 항전 태세를 나타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대면 담판을 제안하는 대담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전쟁 중 죽는 게 두렵지 않냐’는 질문에는 “나도 다른 이들과 같다. 자기 목숨이나 자녀의 목숨을 잃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무언가 잘못된 사람”이라면서도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다른 국민처럼 총을 들고 군에 합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