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사태로 긴장이 고조되지 않아야 한다”며 주변국에 제재를 풀고 관계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새벽 러시아군은 유럽 최대 규모의 원전인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를 공격해 건물 일부에 화재가 발생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로 중계된 연설에서 “우리는 주변 나라들에 어떠한 나쁜 의도도 없다”며 “그들에게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고, 더는 어떠한 제재도 취하지 말라고 충고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우리의 모든 의무를 다하고 있으며, 그것을 앞으로도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주변국들이 러시아와 관계나 지금의 상황을 악화시킬 필요가 없다”며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은 항상 러시아에 대한 비우호적 조치에 대한 대응으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모두가 (러시아와) 관계를 정상화하고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시의 원전 단지를 점령했다. 이 과정에서 포격 등으로 원자로 일부가 손상됐고 주변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화재는 4시간 만에 잡혔고 원자로는 안전한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미국 정부 등에 원전 단지의 방사성 물질 누출은 없다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