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 후 울진 찾은 尹 “靑에 있어도 헬기타고 와야죠”

입력 2022-03-05 01:16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4일 밤 경북 울진군 울진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이재민 보호소를 방문해 주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4일 밤 경북 울진 산불 이재민보호소를 찾아 주민들을 위로했다.

윤 후보는 이날 울진 산불 피해가 심각하다는 소식을 듣고 유세를 마친 뒤 오후 10시40분쯤 울진읍 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이재민보호소를 방문해 30여분간 이재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윤 후보는 이재민들의 손을 잡고 “제대로 씻지도 못할 텐데 힘들어서 어떻게 하느냐” “식사는 어떻게 했나” “밤에 추울 텐데 난방은 좀 (어떠시냐)” 등의 말을 건넸다. 또 “어르신들 조금만 더 힘내세요”라면서 위로했다.

윤 후보는 한 이재민이 “집이 다 타고 나서 하나도 없다. 점 찍으러(투표하러) 가느라 짐을 아무것도 못 꺼냈다. 숟가락 하나도”라고 걱정하자 “산불 끝나고 나면 집 지어드리면 되니까 걱정마시라”며 “나라에서 다 집 지어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집이야 나라에서 다시 지으면 되는데 그때까지 체육관에서 지내야 하는 것 아니냐. 체육관 말고 모텔이나 이런 데 대규로모 좀 (숙소를 마련해달라)”고 당국에 요청했다.

또 다른 주민이 “그래도 2번 찍자고 하고 다닌다”고 말하자 윤 후보는 “고맙다”며 “청와대에 있더라도 산불이 나면 헬기라도 타고 와야죠”라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4일 밤 경북 울진군 울진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이재민 보호소를 방문해 주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윤 후보는 “제가 경주, 안동에 있다가 영주에서 유세를 했는데 이재민이 많이 났고, 울진 체육관에 계신다고 해서 유세 끝나고 뵙고 올라가려고 왔다”며 “어떻게 지내시는지 봐야 빨리빨리 선거 끝나고 지금 정부하고 빨리해서 보상도 해드리고 집도 지어드리고 해야 할 거 아닙니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제가 큰 힘이 되겠느냐마는 그냥 손을 잡아드리고, 신속하게 화재가 진압되면 어쨌든 국가가 법에 따라 이분들의 주거를 다시 지어드리고 하는 절차가 빨리 진행되도록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방문엔 이철우 경북도지사, 전찰건 울진군수, 박형수·이만희·김정재 의원 등이 동행했다.

앞서 윤 후보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강풍과 건조한 대기로 인해 상황이 엄중하다”며 “정부는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하여 피해 지역 주민의 생명과 재산, 인근의 원전 방어에도 만전을 기해주시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어 “긴급 대피로 크게 놀라셨을 주민분들께도 깊은 위로 말씀을 드린다”며 “조속한 진화와 함께 진화과정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저와 국민의힘도 피해 지역의 조속한 회복을 위해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11시 17분쯤 울진 야산에서 발생한 불길은 삼척과 강릉까지 번졌다. 강풍과 건조한 날씨 탓에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후 10시를 기해 강원과 경북에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재난사태는 2005년 4월 강원도 양양 산불, 2007년 12월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 유출 사고, 2019년 4월 강원 산불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