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집속탄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회원국 외무장관 특별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집속탄 사용을 봤으며 국제법 위반이 될 다른 종류의 무기 사용에 대한 보도를 봤다”고 말했다.
앞서 미 언론을 비롯한 외신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집속탄을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AI)와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집속탄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민간인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로켓을 보면 집속탄이 맞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왔다.
집속탄은 투하되면 모체가 공중에서 파괴되면서 새끼 폭탄 수백개가 표적 주변에 흩뿌려져 불특정 다수를 살상한다.
이 폭탄의 유효 반경 안에 있는 생물체는 엄청난 압력과 열에 즉사하고, 주변의 산소를 고갈시켜 밀폐된 공간의 생물체는 질식한다.
군인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는 파괴력 때문에 ‘전투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이를 보호해야 한다’는 제네바 협약상으로는 진공폭탄이 사실상 금지돼 있다. 유엔에서도 한때 이 무기를 금지 항목에 추가하는 것을 검토했다.
유엔에서는 2010년 공식적으로 ‘집속탄 사용 금지 협약’을 맺어 현재까지 106개국이 참여하고 있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그 명단에서 빠져 있다.
러시아가 진공폭탄이나 집속탄을 우크라이나 침공과정에서 사용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아직 포착되지 않았으나,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러시아의 전쟁범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범 재판에 회부될 수도 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