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4일 경북 울진군에서 발생한 산불과 관련, 강원·경북에 오후 10시부로 재난사태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중대본 가동 직후 긴급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거쳐 현장통합지휘본부(본부장 산림청장)의 건의로 이뤄졌다.
효과적인 산불 대응을 위한 긴급 대응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재난사태 선포를 통해 정부는 인력·장비·물자의 동원, 위험구역 설정과 대피명령, 응급지원, 행정기관 소속 공무원 비상소집 등 산불 대응에 필요한 긴급 조치를 실시하게 된다.
그동안 재난사태는 2005년 4월 강원도 양양 산불, 2007년 12월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 유출 사고, 2019년 4월 강원 산불에 선포됐으며, 이번이 4번째다.
이날 오전 11시17분쯤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에서 발생한 산불은 12시간 가까이 진화되지 않고 있다.
산불이 난 울진군은 현재 건조경보와 강풍주의보가 모두 발령된 상태다. 진화에는 최악의 환경인 셈이다.
산불은 강원도 삼척 원덕읍 일대로 번지면서 경북과 강원 동해안 지역을 잇는 도로인 7번 국도가 전면통제 되고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는 한편 국가주요산업시설인 삼척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기지까지 위협받고 있다.
경북소방은 오후 2시10분, 강원소방도 오후 5시36분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대응 중이다.
소방청은 전국 소방동원령 1호를 발령하고 오후 9시40분부로 전국 소방차 176대를 동원했다.
현재까지 소방공무원 733명, 의용소방대원 50명, 유관기관 462명 등 인원 총 1245명이 투입됐다. 소방차 296대, 헬기 35대 등 장비 382대도 동원됐다.
이번 산불로 주택 39채, 창고 6채와 비닐하우스 4동이 소실됐으며 2525세대 4525명이 인근 마을회관과 초등학교 등으로 대피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산림 당국 등이 지금까지 산불 영향구역으로 분류한 면적만 약 3300㏊다. 이는 축구장(0.714㏊) 4621개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산불 영향구역은 산불로 실제 탄 곳만이 아니라 연기, 재 등으로 피해받는 지역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실제 피해 면적과는 차이가 있다. 이 면적만 놓고 보면 최근 10년간 최대 규모다.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이번 산불 영향구역은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