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강원 삼척까지 번져 주민대피령이 내려졌다. 삼척시에는 국가위기경보 심각 단계가 발령됐다.
4일 강원도 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이 현재 삼척까지 번졌다. 삼척시엔 오후 7시를 기해 산불 3단계 및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심각 단계가 발령됐다. 광역단위 산불진화헬기 100%, 관할기관 진화대원 100%, 인접기관 진화대원 50% 등 가용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한다.
이번 산불로 주택 75채가 소실됐으며, 2525세대 4525명이 인근 마을회관과 초등학교 등으로 대피했다. 7번 국도도 전면 통제됐다.
삼척으로 번진 산불은 시내 액화천연가스(LNG) 기지 주변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어 소방당국이 장비를 투입해 총력 방어진을 구축하고 있다.
경북 울진 산불이 확산하면서 산림당국은 ‘산불 3단계, 소방당국은 전국 소방동원령 1호를 발령하고 진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산불은 오후 3시쯤엔 한울원자력본부 구역까지 번졌다. 불씨가 넘어와 헬기를 동원해 급하게 불을 끄는 등 진화작업을 벌였다.
불은 원전 구역 내 잔디, 수목 등에 붙었으나 건물에는 피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직원들이 한때 대피했다가 복귀했다. 소방과 산림 당국은 원전 주변에 방화선을 구축했고, 원전은 현재 안전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울원자력본부는 “한울원전 5기(1~5호기)는 설비 손상 없이 안전한 상태이며 인명피해나 방사선 누출은 없다”고 밝혔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17분쯤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야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불이 발생했다.
산림당국은 산불이 확산하면서 오후 2시10분 산불 3단계로 격상하고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심각’을 발령했다. 당국은 산불진화헬기 28대와 산불진화대원 417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서고 있다.
소방청도 오후 1시50분을 기해 전국 소방동원령 1호를 발령했다. 대구와 울산, 경기, 충북, 경남 등 5개 광역자치단체에서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더 큰 산불로 번지지 않도록 막을 계획이다.
산불은 순간 초속 25m 이상 강풍을 타고 번졌다. 산림 당국은 지금까지 산불영향구역이 울진이 3240㏊, 삼척이 60㏊ 등 3300㏊로 축구장 면적 4621개에 이르며 이는 최근 10년래 최대 피해규모라고 밝혔다. 피해액은 208억9800만 원에 달하며, 산불은 계속 확산하고 있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산불로 울진 일부 지역에서는 휴대전화 등 통신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