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의원, 러 국민에 “푸틴 암살하라”

입력 2022-03-04 18:18
린지 그레이엄 미국 상원의원. AP뉴시스

미국 공화당 강경파로 분류되는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끝내기 위해 러시아인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암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3일(현지시간) 보수성향 매체 폭스뉴스 ‘숀 해니티 쇼’에 출연해 러시아 국민들을 향해 “누군가가 푸틴 대통령을 암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후 트위터에도 “이 상황이 끝나는 유일한 방법은 러시아에서 누군가가 이 사람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러시아 내부의 ‘반란’을 우크라이나 전쟁의 해결책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러시아에는 브루투스,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이 있느냐”고 물었다. 브루투스는 로마 제국 황제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암살한 인물이다. 클라우스 폰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은 1944년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암살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평생 어둠 속에서 살고 싶지 않다면, 비참한 가난 속에서 세상으로부터 고립되고 싶지 않다면 당신들(러시아인)이 나서서 책임지고 행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년 이상 상원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는 그레이엄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불릴 정도의 최측근 인사다. 그는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 푸틴 대통령 및 러시아군 지휘부의 전쟁 범죄와 반인도 범죄를 조사하도록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는 “그레이엄 의원의 발언은 용납할 수 없다”며 미국 정부에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앞서 미국으로 망명한 유명 러시아 사업가 알렉산드르 파블로비치 코나니힌은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러시아 헌법 및 국제법이 따라 ‘전범’ 푸틴 대통령을 생포하거나 살해한 군인에게 100만 달러를 지급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러시아인으로서, 러시아의 ‘비 나치화’에 앞장서는 것이 나의 도덕적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푸틴의 맹공을 견뎌내기 위한 우크라이나인들의 영웅적 노력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