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가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에서 러시아군 공격으로 자국 유학생 4명이 사망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유엔 긴급특별총회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규탄 결의안을 찬성하지 않고 기권한 국가 중 하나다. 자국 유학생들의 사망을 사실로 확인하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가 주목된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 4일 정례 브리핑에서 하르키우에서 발생한 자국 유학생 4명의 사망 보도에 대한 질문을 받고 “관련 보도를 주목했다. 중국은 이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 관련국에 확인하고 있다”며 “아직 철수하지 않은 교민에게 안전에 유의하고 위험한 상황을 피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중국 정부는 교민의 철수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온라인매체 오보즈레바텔은 “러시아군이 3일(현지시간) 밤 하르키우의 한 대학 기숙사를 공격했다”며 “학생 13명이 사망했다. 그중 4명은 중국인, 1명은 인도인”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중국인 사망자 중 2명의 이름을 ‘진티안하오(Jin Tianhao)’ ‘리지(Li Zhi)’라고 전했다. 중국인 유학생 사망자의 인적사항이 피해 지역에서 파악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3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철군을 요구하는 긴급특별총회 결의안에서 인도 파키스탄 이란과 함께 기권했다. 기권한 회원국은 35개국, 반대한 국가는 러시아와 북한 등 5개국이다. 193개 회원국 중 141개국이 찬성한 결의안은 채택됐다. 중국은 북한처럼 반대하지 않았지만 기권으로 친러 행보에서 물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러시아군 공격에 의한 중국인 유학생 사망으로 자국 내 전쟁 반대 여론과 마주할 가능성이 생겼다. 중국 SNS 웨이보에선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무너진 대학 건물 사진, 자국 유학생의 사망 소식이 확산되고 있다. 당초 러시아를 응원하는 게시물도 많았던 이 SNS에서 유학생 사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