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빗 “기관, 비트코인 저점 매수 중… 알트코인은 아직”

입력 2022-03-04 17:03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으로 암호화폐 시장이 출렁이는 상황에서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크립토 펀드의 운용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비트코인 가격의 급등락에도 장기적 성격의 투자금이 시장에 꾸준히 유입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이 같은 내용의 ‘“At The Crossroads”, 기로에 선 기관투자자’ 리포트를 4일 발간했다. 리서치센터는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기관 투자자 동향을 파악했다. 전통 금융 상품 중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신탁(Trust) 같은 ‘비트코인 래퍼’ 자금과 비트코인 선물 시장 지표, 크립토 펀드 운용 자금 추이 등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리포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래퍼 자금은 지난 1월 3억 2500만 달러가 순유출됐지만, 2월에는 3억 600만 달러가 유입됐다. 비트코인 가격이 4만 달러 아래로 떨어진 1월 넷째 주부터 매수세가 붙었다. 반면 이더리움, 솔라나 등 알트코인 시장에서는 유의미한 자금 유입이 없었다. 리포트는 또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선물 지표를 분석한 결과 기관의 단기성 자금의 매도 압력이 소진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크립토 펀드의 운용 자금은 지난해 4분기 625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인베이스 내 기관의 거래량도 3710억 달러로 이전 분기 대비 59% 증가했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비트코인 래퍼나 CME 선물 지표와 달리 크립토 펀드는 장기적 성격의 투자금”이라며 “가상자산 펀드 전반의 지속적 성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데이터를 종합했을 때 기관 투자자들은 지난 1월 말부터 비트코인 매도를 중단하고 저점 매수를 시작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 센터장은 “기관 투자자의 가상자산을 향한 확신은 단기 리스크와 무관하게 지속되고 있다”며 “기성 자금의 가상자산 시장 유입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다만 비트코인보다 리스크가 높은 알트코인 매수 여부는 우크라이나 분쟁의 전개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