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악재에도 실적을 탄탄하게 쌓거나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한 기업은 주가를 끌어올렸다. 미국 유통·의류 기업들이 4일(한국시간) 마감된 미국 뉴욕 증권시장에서 급등했다. 러시아의 계속되는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 이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박,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강력한 긴축 기조로 하락한 뉴욕증시에서 반짝 돋아나는 차트를 그렸다.
1. 크로거 [KR]
슈퍼마켓·백화점 체인 크로거는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전 거래일 종가보다 11.61%(5.73달러) 급등한 55.1달러에 마감됐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상회하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결과다.
크로거의 주당순이익(EPS)은 0.91달러로 집계됐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서 집계된 EPS 전망치 0.74센트를 뛰어넘었다. 분기 매출은 330억 달러로, 전망치인 327억 달러보다 7.5%나 많았다. 미국 경제지 인베스터스 비즈니스 데일리는 “크로거가 신선식품 판매 실적에 힘입어 연료를 제외한 매출을 지난 분기 대비 4%나 높였다”고 분석했다.
팩트셋이 전망한 크로거의 연간 EPS는 3.45달러, 동일점포 매출 연간 상승률은 1.6%다. 하지만 크로거는 두 항목에서 팩트셋의 전망치보다 높은 숫자를 제시했다. 크로거는 임금 인상분을 반영한 연간 EPS를 3.75~3.85달러, 동일점포 매출 연간 상승률을 2~3%로 각각 예상했다.
2. 베스트바이 [BBY]
전자제품 판매점 브랜드 베스트바이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9.22%(9.3달러) 상승한 110.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조정 기준 지난해 4분기 EPS가 2.73달러로, 월스트리트 전망치인 2.72달러를 겨우 웃돌았다.
실적은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 아니다. 주가를 끌어올린 건 주주 친화적 계획이다. 베스트바이 이사회는 향후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분기 배당금을 주당 0.88달러로 26% 인상하고 자사주 50억 달러를 매입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3. 갭 [GPS]
의류 브랜드 갭은 시간 외 매매에서 질주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본장을 2.20%(0.32달러) 하락한 14.25달러에 거래를 마쳤지만, 애프터마켓에서 5.22%(0.76달러) 오른 15.33달러를 찍었다.
갭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미흡했지만 베스트바이와 마찬가지로 월스트리트 전망치를 웃도는 연간 실적을 전망했다. 갭은 조정기준 연간 EPS를 1.85~2.05달러로 예상해 월스트리트 예상치(1.86달러)를 뛰어넘는 숫자를 제시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