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미러룸부터 룸살롱까지…강남 ‘성매매 백화점’ 실체

입력 2022-03-04 14:32 수정 2022-03-04 14:41
서울 수서경찰서 제공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 상황임에도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불법 성매매 영업을 한 일당이 적발됐다. 10층짜리 건물 전체를 개조해 ‘백화점식 성매매’ 업소로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한 빌딩에서 유사성행위·성매매 등 불법 영업을 한 업주 1명과 종업원 15명, 손님 42명 총 58명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4월부터 500평 규모의 10층 빌딩 전체를 유흥시설로 개조한 뒤 온라인을 통해 손님을 유치했다. 지하 1층은 카페와 미러룸, 2~5층은 모텔, 6~10층은 룸살롱으로 꾸몄다. 손님이 방문하면 업주 A씨가 지하 1층 미러룸으로 데려가 여성 종업원을 선택하도록 한 뒤 위층으로 이동해 유흥·성매매 등을 이어가는 식이다.

서울 수서경찰서 제공

경찰은 해당 건물에서 성매매 등 불법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지난 3일 잠복근무를 통해 범죄 사실을 특정했다. 경찰이 잠복해 있는 동안에도 영업 제한 시간이 지난 오후 9시40분쯤까지 손님 방문이 이어졌다고 한다. 경찰이 본격적인 단속에 들어가자 이들은 출입문 개방을 거부하고 20분 동안 대치했다. 결국 소방의 도움을 얻어 문을 강제 개방했지만 현장에 있던 40여명이 한꺼번에 1층으로 내려가는 등 검거에 혼란을 주기도 했다.

경찰은 손님들을 우선 검거한 후 4시간 동안 현장을 수색해 불법 개조한 도피 공간을 발견했다. 이곳에서 여성 종업원 등 14명을 추가로 검거했다. 경찰은 건물 수색 과정에서 다량의 콘돔과 발기부전 치료제 등도 발견했다. 이날 확보한 증거와 진술 등을 토대로 성매매 알선 등 혐의에 대한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